
2021년 말 정점을 찍었던 뉴질랜드 주택 가격은 이후 금리 급등과 인플레이션 영향으로 조정을 거치며, 물가를 감안한 실질 가치 기준으로 약 31.3% 하락한 것으로 경제학자들이 추산하고 있다. 이는 명목 가격 하락(대략 15~18% 수준)보다 훨씬 큰 낙폭으로, 같은 기간 소비자물가지수(CPI)가 크게 오른 영향을 반영한 결과다.
명목 기준으로는 전국 평균 집값이 아직 90만달러 안팎에서 버티고 있지만, 실질 구매력으로 환산하면 2021년 정점에 비해 3분의 1 가까이 가치가 깎인 셈이다. 웰링턴과 오클랜드 등 과열이 컸던 대도시일수록 고점 대비 하락 폭이 더 크다는 점도 확인된다.
통상 거래가 살아나는 봄철임에도 2025년에는 기대했던 ‘봄 반등’이 나타나지 않았다는 분석이 이어진다. 주요 지표를 보면 2025년 중반 이후 전국 평균 집값은 분기별로 소폭 마이너스 또는 제자리 수준을 반복하며, 실질 기준으로는 추가 하락 구간에 들어간 모습이다.
부동산 분석가들은 높은 모기지 금리 수준, 실질 소득 정체, 실업률 우려 등이 겹치면서 수요 회복이 제한적이라고 지적한다. 일부 지방 저가 시장은 값이 다시 오르고 있지만, 오클랜드·웰링턴 등 대도시는 여전히 매수 심리가 신중해 ‘이중 속도’ 장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해석이다.
민간·은행 리서치 대부분은 “급락 국면은 지나가고, 2025~2026년에는 완만한 회복 또는 박스권” 전망에 무게를 두고 있다. 한 주요 은행의 최신 전망에 따르면 2025년 집값 상승률 전망치는 2.5% 수준으로 하향 조정됐고, 2026년 이후에도 5% 안팎의 점진적 회복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금리 인하와 경기 회복이 집값 하방을 받칠 요인이지만, 가계 부채 부담과 대출 규제(DTI 등), 공급 증가가 상승 속도를 제약할 것으로 본다. 실질 기준으로 이미 30% 넘게 떨어진 만큼, 당분간은 “급반등보다는 약한 회복·조정이 반복되는 시장”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