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질랜드준비은행(RBNZ)의 최신 자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주택담보대출(모기지) 증가세가 가파르게 확대되며, 전체 주택 대출 규모가 2년 전보다 거의 두 배 빠른 속도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고 금융 전문 매체 interest.co.nz가 보도했다.
이번 급증세는 RBNZ가 2025년 11월 금융안정보고서(Financial Stability Report)를 통해 “금융 리스크가 다소 높아졌지만 관리 가능한 수준”이라고 평가한 가운데 나왔다. 중앙은행은 “글로벌 불확실성과 국내 경기의 불균형이 지속되고 있지만, 뉴질랜드 은행권은 여전히 경제 충격에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으며 회복을 지원할 역량이 충분하다”고 밝혔다.
2021년 이후 가장 강한 모기지 성장세
올해 들어 주택가격이 공급 확대에 따라 대체로 보합세를 유지하고 있지만, 기초 수요는 분명히 강화되는 모습이다.
2025년 1~9월 사이 총 모기지 대출 잔액은 152억 달러 증가해 9월 말 기준 3,793억 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2024년 같은 기간의 93억 달러, 2023년의 78억 달러와 비교하면 두 배에 가까운 증가 속도다.
팬데믹 직후였던 2021년에는 월평균 25억 달러 이상 늘어나며 연간 총 300억 달러의 사상 최대 증가세를 보였지만, 이후 3년간은 완만한 둔화세가 이어졌다.
투자자 대출이 주택 수요 반등 주도
대출 규제(LVR·담보인정비율)가 다시 강화된 이후 몇 년간 둔화세를 보였던 투자자 대출이 올해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2023년 투자자용 모기지 잔액은 3억4,000만 달러 증가에 그쳤지만, 지난해에는 30억 달러를 넘어섰으며 올해 들어 9개월 만에 이미 52억 달러 이상 급증했다.
9월 기준 투자자 모기지 잔액은 987억 달러로, 한 달 새 0.7% 상승했다. 현 추세라면 연말에는 1,000억 달러를 돌파할 전망이다.
RBNZ는 “투자자 대출의 강세는 신용여건 개선과 금리 하락에 따른 부동산 시장 신뢰 회복을 반영한 결과”라며 “다만 글로벌 교역 긴장과 정책 불확실성이 여전히 경제 전반의 전망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주택대출 연간 5.7% 증가… 2022년 이후 최고
9월 한 달 동안 전체 주택대출은 전월 대비 18억 달러(0.5%) 증가했다. 이는 8월의 20억 달러보다는 소폭 둔화했지만, 연간 증가율은 5.7%로 2022년 8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자가점유자(Owner-occupier) 대출은 11억 달러(0.4%) 늘었고, 투자자 대출은 6억9,900만 달러(0.7%) 증가했다. 투자자 대출 증가율은 연 7.1%로 전체 평균(5.7%)을 상회하며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RBNZ는 “은행권은 전반적으로 견조한 재무 구조를 유지하고 있으며, 글로벌 리스크 속에서도 대출 성장을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여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2026년, 더욱 활발한 시장 기대
경제 전문가들은 이러한 대출 증가세가 주택시장 주기의 전환점을 시사한다고 분석한다. 가격이 안정된 가운데 수요가 회복세를 보이고, 투자자 자금 유입과 금리 인하 효과가 맞물리면서 모기지 거래량이 다시 늘고 있는 것이다.
신용 흐름이 강화되고 RBNZ가 금융시스템의 탄탄한 안정성을 자신하는 만큼, 모기지 브로커들은 내년 들어 대출 신청 증가와 재융자(refinancing) 수요 확대에 대응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