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질랜드 중앙은행의 금리 인하 기조가 향후 인플레이션 재확산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일부 경제학자들은 기준금리(OCR)가 2027년까지 다시 4% 수준으로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인포메트릭스(Infometrics)는 17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경기 부양을 위한 통화 완화책이 지나치면 내년 경제 과열을 불러올 수 있다”며 “2027년 중반까지 금리가 3%까지 오르고, 일부 상황에서는 4%까지 상승할 위험도 있다”고 전망했다.
수석 이코노미스트 개러스 키르넌(Gareth Kiernan)은 “중앙은행이 성장 촉진과 경제 과열 억제 사이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고 있다”며 “이미 시장에 투입된 경기부양 효과가 2026년 중반 정점을 찍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만약 경기 자극이 과도하면 향후 경제 순환의 불안정성이 커질 수 있다”며 “2026년 말부터 금리를 다시 중립 수준으로 되돌리기 위한 긴축이 필요해질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한편, 뉴질랜드 주요 은행들은 최근의 금리 인하를 ‘적절한 조치’로 평가하면서도, 과도한 부양이 경제를 왜곡할 수 있다는 점에는 공감했다. 솔트펀드(Salt Funds)의 수석이코노미스트 베반 그레이엄은 “10월의 0.5%p 인하는 ‘퇴비 두 줌’을 던진 격으로, 단기 경기 회복에는 효과적일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성장 둔화를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RBNZ의 폴 콘웨이(Paul Conway)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인터뷰에서 “인플레이션이 다시 목표 범위(1~3%)를 벗어날 가능성도 있지만, 구조적 압력은 그리 강하지 않다”며 “지방세나 자동차 등록비 등 비시장 요인을 제외하면 실제 물가상승률은 2% 수준에 그친다”고 강조했다.
또한 콘웨이는 “중립금리는 고정된 수치가 아닌 ‘범위(zone)’에 가깝다”며 “시장별 여건에 따라 중립 수준이 다르게 해석될 수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인포메트릭스는 2027년 초 GDP 성장률이 2.3%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으며, 정부의 인프라 투자와 수출 호조가 지방 경제 성장을 견인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인플레이션이 다시 3%에서 내려오지 못할 가능성이 있어 중앙은행이 조기 금리 인상에 나설 수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