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 정육점 주인이 노후연금을 받게 되자 은퇴하면서 소망하던 알프스 산맥의 울트라 마라톤에 도전한다.
주인공은 크라이스트처치 외곽 도시인 링컨의 제럴드(Gerald) 스트리트에서 지난 2011년부터 ‘도이체스 에크(Deutsches Eck)’라는 정육점을 운영한 독일 출신의 귀도 슈롬게스(Guido Schromges).
그는 10월 말에 자기의 고향 마을 이름을 닸던 정육점의 문을 닫는데, 은퇴 이유를 묻는 질문에는 ‘간단히 말해 내가 이제는 연금 수령자가 됐기 때문’이라고 짧게 대답했다.
정육점이 있는 로버트(Robert) 스트리트 모퉁이의 상가 블록은 내년 중순부터 ‘링컨 빌리지(Lincoln Village)’라는 이름의 식당과 유통 복합단지로 2~4년에 걸쳐 재개발한다.
개발업자는 여기에는 2층 규모의 레스토랑/바와 함께 정육점도 들어선다고 밝혔는데, 슈롬게스는 점포 설비를 ‘템플턴 부처리(Templeton Butchery)’에 매각하면서 자신만의 특별한 제품 제조법도 전수하는 방식으로 협의 중이다.
그는 은퇴 후에도 매년 크리스마스 햄 주문은 직접 챙길 계획인데, 햄은 큰 성공을 거뒀고 벌써 지난달부터 고객들이 언제 주문할 수 있냐고 묻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마라톤을 300회 이상, 울트라마라톤도 200회 이상 참가하는 등 평소에도 달리기에 심취했던 그는 매주 3~4회는 링컨과 프레블턴(Prebbleton)의 카카하(Kakaha) 공원까지의 10km를 달렸다.
연간 달리는 거리가 3,000km로 자동차 주행거리인 1,500km의 2배 이상이라고 웃으며 말한 그가 현재 수년 내 참가를 목표로 삼은 것은, 스위스 알프스에서 열리는 67.6km 길이의 울트라마라톤 대회다.
이 대회는 고도차가 2,600m 이상에 달하는 험준한 코스인데 그는 항상 이 마라톤을 하고 싶었다면서, 러닝화를 신고 나서면 압박감이 사라지며 달리기가 업무 스트레스에서 벗어나게 해주는 수단이라고 밝혔다.
독일 태생인 그는 1960년대 어린 시절에는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보냈으며 이후 독일로 돌아가 정육 훈련을 받았지만 1980년대 첫 직장은 다시 남아공에서 얻었는데, 당시 휴가 때 학교 친구들을 만나러 갔다가 독일인 한 명이 내가 소시지를 만들 줄 아는 걸 알고 일을 제안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요하네스버그에서 일하던 시절 총기 강도 사건을 네 차례나 겪으면서 삶의 변화를 모색했으며, 2005년에 한 번도 가본 적이 없었던 뉴질랜드가 어떤 곳인지 보고 싶다는 마음으로 이주를 결심했다.
뉴질랜드에 도착해 당시 ‘링컨 빌리지 미츠(Lincoln Village Meats)’였던 지금의 점포를 인수하기 전까지 그는 오스트리아의 향신료 회사 위버그(Wiberg)에서 컨설턴트로 일한 적도 있는데, 세계 어디에서도 구직 광고를 낸 적이 없으며 늘 일자리가 날 찾아왔다고 지난날을 회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