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열전] 리치 맥코, 겸손으로 세상을 지휘한 럭비 전설

[금요열전] 리치 맥코, 겸손으로 세상을 지휘한 럭비 전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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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에서 럭비는 종교이자 삶이다. 그리고 그 중심에 리치 맥코(Richie McCaw)라는 이름이 있다. 두 차례 럭비 월드컵 우승, 148번의 올블랙스 대표 출전, 세계가 인정한 최고의 주장이자 리더. 그러나 그를 단순히 “전설”이라 부르는 것은 부족하다. 그는 경기장 안팎에서 ‘겸손’을 무기로 삼아 팀을 지휘하고, 국민에게는 희망과 교훈을 안긴 인물이다.



“나는 슈퍼맨이 아니다”


맥코는 종종 이런 말을 했다.

“내가 가진 가장 큰 무기는 겸손이다. 늘 배울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팬들은 그의 투지 넘치는 태클, 끈질긴 돌파, 불가능해 보이는 순간에도 공을 지켜내는 모습을 기억한다. 그러나 정작 그 자신은 “나는 그저 배울 준비가 된 학생일 뿐”이라고 말하곤 했다.


2004년, 그는 올블랙스 주장으로 처음 지명됐을 때 기자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나는 주장으로 임명됐을 뿐이지, 팀의 주인이 아니다. 팀의 진짜 주인은 저 검은 저지를 입은 모든 선수들이다.”


이 한마디는 당시 신참 주장이었던 그가 앞으로 어떤 리더십을 보여줄지 명확하게 알려주는 장면이었다.


2011년 럭비 월드컵 결승전, 뉴질랜드는 프랑스와 맞붙었다. 국민 전체가 숨죽이며 지켜보는 순간, 맥코는 부상 투혼을 감추고 필드를 지배했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기자가 “당신 덕분에 우승했다”고 말했을 때 그는 고개를 저었다.


“나 혼자서 이긴 게 아니다. 오늘은 15명이 아니라, 4백만 뉴질랜드인이 함께 뛴 경기였다.”


이처럼 그는 언제나 공을 팀과 국민에게 돌렸다. 이런 태도야말로 동료들이 그를 ‘절대적인 주장’으로 존경한 이유였다.


리치 맥코를 떠올리면 늘 진지하고 투철한 이미지가 앞선다. 하지만 그의 인간적인 면모에는 의외의 유머도 있다.


한 인터뷰에서 기자가 “당신은 경기 전 두렵지 않습니까?”라고 묻자, 그는 이렇게 대답했다.

“솔직히 말하면, 두렵죠. 하지만 두려움이 없다면 제가 선수인지, 아니면 기계인지 모르겠네요. 다만 차이가 있다면, 저는 두려움을 감추고, 상대가 두려워하도록 행동한다는 거죠.”


그리고 특유의 웃음을 지어 보였다. 그 순간 기자들과 팬들은 그의 강인함 속에 숨겨진 인간적인 약점을 보았고, 오히려 더 큰 신뢰와 친근감을 느꼈다.


성공 요인: 헌신과 불굴의 투지

맥코의 성공은 단순한 재능의 결과가 아니다.


헌신: 그는 누구보다도 먼저 훈련장에 나와 땀을 흘리고, 누구보다 늦게 훈련장을 떠났다.


투지: 마지막 10분이 가장 힘든 순간일 때, 그는 “이제 시작이다”라고 생각하며 몸을 던졌다.


리더십: 동료들이 고개 숙일 때, 그는 먼저 등을 두드려주며 “우린 할 수 있다”고 외쳤다.


이러한 자세는 단지 럭비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뉴질랜드 국민들은 그를 통해 삶의 태도를 배웠다. “끝까지 버티면 결국 길이 열린다”는 단순하지만 강력한 메시지였다.


혁신적인 아이디어: ‘게임 안의 게임’


리치 맥코는 경기를 단순히 신체적 싸움으로 보지 않았다. 그는 항상 ‘게임 안의 게임’을 읽었다. 상대의 약점을 분석하고, 동료들의 강점을 최대한 끌어내며, 전략적으로 움직였다.


그는 “경기장의 작은 순간들이 승리를 만든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그가 자주 한 말은, “경기에서 80분 동안 잘할 필요는 없다. 단, 결정적 5분을 지배하면 된다.”


이는 단순한 럭비 전략을 넘어, 인생에도 적용되는 통찰이었다. 누구나 매 순간 완벽할 수는 없지만, 중요한 순간에 집중할 수 있다면 결과는 달라진다.


2015년 럭비 월드컵 우승을 끝으로 은퇴한 후에도 맥코의 삶은 멈추지 않았다. 그는 헬리콥터 조종사로 활동하며 산악 구조와 긴급 상황에서 사람들을 돕는 일을 이어가고 있다. 경기장에서 사람을 구하던 그가, 이제는 하늘에서 사람을 구한다.


어쩌면 그는 럭비라는 무대를 떠났을 뿐, 여전히 뉴질랜드 국민들의 안전을 지키는 주장을 맡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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