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월 발표된 아시아 가정 서비스 정신건강 및 웰빙 보고서에 따르면 뉴질랜드 거주 한인(한국계) 성인 중 69%는 우울증 징후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전체 아시아인 우울 위험 응답자 비율(57%)을 크게 상회할 뿐 아니라, 지난 2021년 같은 조사(57%) 대비 12%p 상승한 결과다.
해당 보고서에서 한인(한국계) 응답자의 69%, 인도계의 63%가 우울증 징후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고, 조사 대상 전체 아시아인의 삶의 만족도 역시 2021년 이후 11%p 하락했다.
한인 대상 정신건강 지표
·한인(한국계) 응답자 10명 중 7명(69%)이 우울증 위험군
·인도계(63%), 전체 아시아계(57%)보다 높음
·한인의 삶의 만족도 지표는 2021년 대비 하락
·차별·편견 경험은 전체 아시아계 평균과 유사하게 5명 중 1명 이상
보고서는 한인 커뮤니티의 정신건강 저하 원인을 언어 장벽, 문화적 낙인, 상담 인력 부족 등 구조적 문제와 연관짓고 있다. 실제로 한인들은 상담 센터 방문 시 본인의 감정과 심리적 고통을 ‘한국어’로 제대로 설명하지 못해 실질적인 도움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대신, 가족·교회·친목단체 등 비공식 커뮤니티에 의존하는 경향이 뚜렷하지만 전문적 상담·치유로 연결되는 사례는 적다. 이는 정신건강 문제를 부끄럽게 여기는 한국 특유의 인식과도 연결된다.
크라이스트처치 지역에서는 이중언어 정신건강 전문가가 극히 부족해, 한인들은 의료 및 복지 서비스 접근에서 큰 제한을 겪고 있다. 한인 상담 전화나 온라인 상담 사례도 최근 몇 년 사이 3배 가까이 증가했지만, 실제 치유 효과로 이어지려면 ‘언어·문화 맞춤형’ 서비스 확충이 시급하다.
아시아 가정 서비스(Asian Family Services)는 무료 전화 0800 862 342 및 문자 832를 통해 한인을 비롯, 중국어, 베트남어 등 다양한 언어로 정신건강 상담을 제공한다.
한인 사회에서는 정신건강 상담과 더불어, 교민 네트워크를 통한 정서적 모임과 온라인 지원 커뮤니티도 활발히 구축되고 있다.
보고서는 한인 및 아시아 커뮤니티 내에서는 (1) 정신질환에 대한 낙인 완화, (2) 이중언어 상담 인력 양성, (3) 삶의 질 저하 막기 위한 공동체 중심 지원 확대가 절실하다고 강조한다.
뉴질랜드 정부와 지역사회, 한인 단체는 △한국어 가능 전문 상담사 양성 △정서적 소외 완화와 사회적 네트워크 강화 △차별 및 편견 해소 정책 추진 △정신건강 리터러시 향상 교육 강화가 함께 논의될 필요가 있다.
한인 및 아시아계 뉴질랜드인들의 정신건강 문제는 조용한 위기지만, 전문 지원과 정책 개입, 커뮤니티의 연대가 더해지면 충분히 개선될 수 있다는 희망의 메시지도 함께 전한다.
뉴질랜드 통계청(Stats NZ)에 따르면 아시아계 인구 비중은 2018년 16%에서 2043년 26%까지 상승할 전망이다.
도움이 필요한 경우
뉴질랜드에서는 다양한 무료·익명 상담 전화가 제공되고 있다.
·언제든 1737로 전화 또는 문자
·Lifeline: 0800 543 354 / 문자 HELP 4357
·Suicide Crisis Helpline: 0508 828 865
·Depression Helpline: 0800 111 757 / 문자 4202
·Samaritans: 0800 726 666
·Youthline: 0800 376 633 / 문자 234 / 이메일 talk@youthline.co.nz
·What's Up: 0800 WHATSUP
·Asian Family Services: 0800 862 342 / 문자 832 (중국어·한국어·베트남어 등 다양한 언어 지원)
·긴급 시 111로 신고 권장.
Source: Asian Family Servic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