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2개월 동안 뉴질랜드준비은행(RBNZ)은 기준금리(OCR)를 총 2.25%포인트 인하했으며, 다음 주에는 추가 인하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국내 경제 회복세는 여전히 더디게 이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대출금리 인하만으로는 내수 수요를 충분히 진작시키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키위뱅크(Kiwibank) 이코노미스트 사브리나 델가도(Sabrina Delgado)는 현재 상황을 “글로벌 금융위기(GFC) 시기와 비슷하다”고 표현했다.
총 노동시간과 GDP가 동반 하락 중인 악화된 노동시장은 6월 분기 경기 위축이 예상보다 깊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는 것이다.
그는 “노동시장은 여전히 안정세를 찾지 못했고, 경제활동은 후퇴 중이며, 경기 활성화를 위해서는 추가 금리 인하가 필요하다”며, 이러한 노동시장 ‘여유(slack)’는 디스인플레이션(물가 하락 압력)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최근의 일시적 물가 상승세가 장기적으로 지속될 위험은 없다”는 입장도 밝혔다.
이 같은 신중한 경기 전망은 차주 행동에도 그대로 반영되고 있다.
토니 알렉산더(Tony Alexander)가 발표한 최근 모기지 어드바이저 설문에 따르면, 대규모 금리 인하에도 시장 활동은 정체 상태다. 첫 주택 구매자 비중이 순 8%로, 2월(52%) 대비 크게 하락했다.
대다수 차주가 단기 고정금리를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하다. 알렉산더는 “금리 인상 우려가 거의 없고, 추가 통화 완화 가능성이 높아 차주들은 주로 1~2년 이내의 단기 고정을 택하고 있다”고 밝혔다.
8월 조사에서는 어드바이저 42%가 고객들이 1년 고정을 선호한다고 답했고, 21%는 18개월, 23%는 2년을 선택한다고 밝혔다. 이러한 경향은 경기 회복 자신감보다는 금리 추가 인하 기대가 반영된 것이다.
한편, 리파이낸싱(재대출·재계약) 문의가 늘고 있다. 모기지 어드바이저 중 33%가 활동 증가를 보고했는데, 올해 말까지 대규모 고정금리 계약이 만기 도래하는 것과 신규 고객 유치를 위한 은행의 현금 리베이트 제공이 이유로 꼽혔다.
ASB의 최신 경제 분석에 따르면, 모기지 금리가 6%대에서 4% 후반으로 하락했음에도 소매 소비나 주택 시장 활동 등 금리 민감 분야는 여전히 부진하다.
ASB 이코노미스트 웨슬리 타누바사(Wesley Tanuvasa)는 “자산 효과에 기반한 소비 급증은 아직 멀었고, 주택 가격도 당분간 크게 오르기 어렵다”고 말했다.
“뉴질랜드 주택 가격은 2021년 말 고점 대비 약 15% 낮으며, 의미 있는 상승 모멘텀은 순이민 증가나 노동시장 회복이 있어야 가능하다. 그러나 연말까지 실현될 가능성은 낮다”고 덧붙였다.
또 그는, 가계가 주택을 ‘현금인출기(ATM)’처럼 활용하기보다 부채를 축소하고 추가 원리금 상환에 나서고 있으며, 올해 6월까지 연간 상환액이 역대 최대 규모인 171억 달러에 달했다고 밝혔다.
ASB는 오는 8월 20일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인하돼 3.00%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지난 5월의 가이던스와 일치한다.
키위뱅크 수석 이코노미스트 메리 조 버가라(Mary Jo Vergara)는 “다음 주 금리 인하 가능성은 충분히 열려 있다”며, “모든 지표가 낮은 금리를 가리키고 있다”고 말했다.
Source: NZ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