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질랜드가 10여 년 만에 가장 높은 기업 청산(파산) 물결을 맞고 있다. 2025년 상반기에만 1,270개 기업이 문을 닫았으며,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2% 증가한 수치다.
올해 연말까지 청산 건수는 2024년의 2,500건(10년 만의 최고치)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는 2023년보다 약 700건이 더 늘었었다.
딜로이트(Deloitte) 파트너이자 기업 구조조정 전문가 롭 캠벨(Rob Campbell)은 RNZ ‘더 디테일(The Detail)’과의 인터뷰에서 “아직 정점에 다다르진 않았지만, 그 시점에 점점 가까워지고 있다”며 “규모나 업종에 관계없이 어느 기업도 실패에서 자유롭지 않다. 부채 규모는 수천 달러에서 수백만 달러까지 다양하다” 고 말했다.
뉴스룸 비즈니스 기자 앨리스 피콕(Alice Peacock)은 청산 기업 목록을 보면 특히 건설업과 외식업 피해가 크다고 전했다.
규모가 작은 기업일수록 재정적 충격에서 회복하기 어렵기 때문에 더 취약하다는 것이다.
그녀는 “언론에 많이 보도되는 건 유명 레스토랑 같은 외식업체지만, 실제로는 동네의 가족 운영형 비계업체, 지붕 시공업체처럼 무명의 소규모 기업들도 많이 무너지고 있다” 고 말했다.
1990년대 문을 연 오클랜드 ‘드래곤보트’ 중국식당도 이번 주 청산을 발표했다.
현재 채권자들에게 최소 140만 뉴질랜드달러를 빚진 상태다.
이 같은 대규모 부채는 납품업체·하청업체의 미수금으로 이어지고, 또 다른 기업들의 도산을 촉발시키는 ‘도미노 효과’를 낳을 수 있다고 캠벨은 경고했다.
“거래처를 잃는 데다, 그 고객이 대금을 지급하지 않으면 추가 타격을 입는다. 이로 인해 악순환이 가속화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생활비 급등, 실업률 상승, 고금리, 그리고 코로나19 후유증을 복합적인 원인으로 꼽았다.
일부 부실은 이미 2~3년 전부터 시작됐으며, 재정 압박이 실제 파산으로 이어지기까지 시간차가 있다는 설명이다.
피콕 기자는 “문을 닫는 기업이 많지만, 동시에 새로운 기업도 생겨나고 있다”고 전했다.
웰링턴에서 열린 한 외식업 콘퍼런스에서는 청산 사례 속에서도 신규 창업 증가 수치가 함께 발표됐다.
“아직 뉴질랜드 경제가 본격적인 회복기에 있다고 보긴 어렵지만, ‘앞으로 나아지고 있다’는 업계의 인식이 조금씩 퍼지고 있다”고 그녀는 덧붙였다.
Source: RNZ