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질랜드 여성긴급쉼터(Women’s Refuge)는 최근 1,700명이 넘는 친밀한 파트너 폭력(Intimate Partner Violence, IPV) 피해자들의 경험을 조사한 연구를 발표했다. 이 연구는 피해자들이 도움을 받기까지 겪는 긴 여정과 그 과정에서 직면하는 복합적 어려움을 수치로 밝혀냈다.
2024년 12월 진행된 조사에서 응답자들은 평균 다섯 개 이상의 기관과 접촉해야 하며, 실질적인 도움을 받기 위해 약 21시간 이상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피해자의 21%는 폭력이 아직도 계속되고 있다고 보고했으며, 10%는 물리적 폭력을 당해 뇌외상(traumatic brain injury, TBI)을 입은 피해자로 확인되었다.
이 연구는 뇌외상을 입은 피해자들이 폭력 상황뿐 아니라 폭력 이후에도 일반 피해자들보다 더 높은 위험과 어려움을 경험함을 보여주었다. 여성긴급쉼터의 최고경영자 앵 저리(Ang Jury) 박사는 “뇌외상은 단순한 멍이나 타박상이 아닌 장기간 영향을 미치며 피해자의 일상 기능과 회복에 심각한 영향을 준다”고 말했다.
연구는 또한 피해자들이 도움을 받는 과정에서 여러 기관의 절차적 복잡성과 지속적인 정신적 부담, 때로는 지원 체계의 불신과 배신을 경험하는 현실을 다뤘다. 피해자들은 의료, 법률, 사회복지 서비스 등 다양한 기관을 만나야 하지만 조정이 부족해 ‘암흑 속에서 더듬는’ 듯한 고통을 호소했다.
한 피해자는 “심각한 피로와 절망 속에서 여러 기관에 연락하고 수많은 회의에 참석하는 일이 거의 전업 노동처럼 느껴졌다”고 토로했다.
이번 연구는 IPV 피해자의 안전 확보가 피해자의 ‘의지’만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관련 기관과 사회 시스템의 효과적이고 통합적인 지원에 달려있음을 강조한다. 여성긴급쉼터는 의료, 교육, 정책 분야에서 조기 발견과 전방위적 개입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피해자 지원 시스템의 개선 필요성을 촉구했다.
이 외에도 연구는 가족폭력으로 인한 정신·신체 건강 악화, 경제적 어려움, 주거 불안정 등 다양한 파급 효과를 구체적으로 다루며, 뉴질랜드 내 가족폭력 문제의 심각성을 다시 한번 부각시켰다.
해당 연구는 Contact Energy의 지원을 받았으며, 자세한 내용은 여성긴급쉼터 공식 홈페이지https://womensrefuge.org.nz .와 뉴질랜드 관련 기관 보고서에서 확인할 수 있다.
여성긴급쉼터 공식 홈페이지에서는 가족폭력 피해 여성 및 아동 지원에 관한 다양한 정보와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연락처, 서비스 안내 등을 제공하고 있다.
Source: Women’s Refu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