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위원회에 따르면 뉴질랜드는 OECD 국가 중 인프라 지출 규모가 상위 10%에 속하지만, 투자 대비 효율성은 하위 10%로 떨어진다.
제프 쿠퍼 인프라위원회 최고경영자는 TV 프로그램 Q+A에서 “2010년부터 2020년 사이 뉴질랜드는 선진국 중 가장 많은 인프라 예산을 썼지만, 계획 부실과 자산 관리 실패로 성과가 뒤처졌다”고 밝혔다.
그는 많은 사람들이 뉴질랜드가 인프라에 돈을 적게 쓴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인프라 노후화와 재정 압박
쿠퍼 CEO는 뉴질랜드가 고령화 속도가 예상보다 빨라지고 있고,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모두 부채 한계에 직면해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인프라가 너무 빠르게 낡아가는데도 제대로 보수하지 않고 있다며, 어떤 인프라가 어디에 있는지, 상태가 어떤지조차 명확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또한 기후 변화에 대비해 수리해야 할 곳도 제대로 파악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뉴질랜드의 인프라는 매년 약 150억 달러 규모로 가치가 감소하고 있지만, 이를 보수하거나 교체하는 데 쓰이는 예산은 턱없이 부족하다.
쿠퍼 CEO는 “인프라 예산의 60%는 유지 및 보수에 사용되어야 한다며, 이를 외면하면 나중에 더 큰 비용이 발생한다고 강조했다.
초대형 프로젝트가 문제
뉴질랜드는 향후 30년 동안 새 인프라 구축에 사용할 수 있는 예산이 1,250억 달러(연평균 약 40억 달러)에 불과하다.
쿠퍼 CEO는 오클랜드 경전철(Auckland Light Rail)이나 제2 오클랜드 하버 브리지 같은 초대형 프로젝트가 각각 250억 달러 규모인데, 이는 전체 예산의 절반을 차지할 수 있다며 신중한 우선순위 설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 예산 안에는 병원, 학교, 국방, 교정시설 등 모든 분야가 포함되어 있다며, 단일 대형 프로젝트가 전체 인프라 계획을 흔드는 구조는 바뀌어야 한다한다고 덧붙였다.
인프라 계획 개편
2019년에 설립된 인프라위원회는 장기 인프라 계획의 체계적 관리와 우선순위 설정을 위해 만들어졌다. 이번에 발표된 국가 인프라 초안은 17개의 우선 프로젝트를 선정했으며, 모든 보고서와 조언이 투명하게 공개된다.
쿠퍼 CEO는 “뉴질랜드에서 이렇게 투명한 인프라 우선순위 선정 작업은 처음”이라며 앞으로 연간 여러 차례 업데이트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정치적 갈등이 발목
정치권의 이념 대립과 프로젝트 취소가 비용을 더 높이고 추진을 지연시킨다는 지적도 있다.
쿠퍼 CEO는 핀란드나 덴마크처럼 “적은 돈으로도 더 나은 도로, 교통 시스템, 낮은 누수율의 상수도망”을 구축하는 효율적인 국가들을 본보기로 들며, “재정적으로 감당 가능한 수준의 현실적인 인프라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제는 지출 규모가 아닌 지출 방식의 비효율성
뉴질랜드의 인프라 문제는 지출 규모가 아닌 지출 방식의 비효율성에 있다.
쿠퍼 CEO는 “필요한 유지·보수와 체계적 관리, 정치권의 장기적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결국 병원과 학교 등 기본 서비스마저 무너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