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5년 3월 기준 뉴질랜드의 실업률이 5.1%로 집계되며, 구직자들이 원하는 풀타임 일자리를 찾기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 지난 1년간 풀타임 취업자는 4만5,000명 감소한 반면, 파트타임 일자리는 2만5,000명 늘어나며 4% 증가했다. 이로 인해 점점 더 많은 뉴질랜드인들이 생계를 위해 꿈꿔온 직업 대신, 가능한 어떤 일자리든 받아들이고 있는 실정이다.
팬데믹 이후 정규직에서 해고된 뒤 5년째 풀타임 일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는 페트라 엘리스 씨는 현재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 두 개의 파트타임 일을 병행 중이다. 그는 “풀타임 일자리 하나만 있으면 좋겠지만, 어쩔 수 없이 두 가지 일을 하고 있다”며 “지원해도 연락조차 오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토로했다. 엘리스 씨는 주 24시간 근무와 정부의 임금 보조금 50달러로 간신히 생계를 유지하고 있다.
뉴질랜드노동조합협의회(Council of Trade Unions) 이코노미스트 크레이그 레니는 “파트타임 일자리 증가가 노동시장에 스트레스가 쌓이고 있다는 신호”라며, “풀타임을 원하지만 구하지 못해 파트타임이라도 받아들이는 사람이 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파트타임 근로자 중 더 많은 근무시간을 원하지만 일자리를 찾지 못하는 ‘언더임플로이드(Underemployed)’ 인구가 최근 2년 새 26% 증가했다. 2023년 2분기 9만2,600명에서 2025년 12만7,000명으로 약 3만 명 늘어난 것이다.
최근 한 달 넘게 실직 상태인 올리비아 던컨 씨도 100여 개의 풀타임 일자리에 지원했지만, 결국 파트타임과 부업까지 고려하게 됐다. 그는 “풀타임만 고집할 수 없어 파트타임도 지원하고 있다”며 “지원하는 일자리마다 수백 명이 몰린다”고 말했다.
일부는 기존의 직장 생활에 번아웃을 느끼고, 여러 개의 파트타임·프리랜스 일을 결합한 ‘포트폴리오 커리어’로 전환하기도 한다. IT업계에서 7년간 일하다 음악가로 전향한 에이미 왕 씨는 현재 음악 강사, 공연, 킥복싱 지도 등 7가지 일을 병행한다. 그는 “불안하지만 더 보람 있고, 스스로 기회를 만들어가는 것이 더 흥미롭다”고 말했다.
뉴질랜드 기업혁신고용부(MBIE)는 “현재는 고용주가 제공하는 근무 시간이 구직자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며, “경기 회복과 함께 노동 수요가 살아나면 언더임플로이먼트도 점차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통계로 본 노동시장 변화
·2025년 3월 기준 실업률 5.1%, 15만6,000명 실업
·풀타임 취업자 1년 새 4만5,000명 감소, 파트타임 취업자 2만5,000명 증가
·파트타임 근로자 중 21%가 더 많은 일자리를 원함
·언더임플로이드(더 많은 일을 원하지만 구하지 못하는 파트타임 근로자) 12만7,000명, 2년 새 26% 증가
전문가들은 “구직자들이 원하는 만큼의 일자리를 찾지 못하는 현상은 경기 회복과 함께 점차 완화될 것”이라면서도, 당분간은 파트타임·임시직 중심의 ‘불완전 고용’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Source: RNZ