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질랜드에서 마지막 희망의 교육 현장으로 불리는 대안교육(alternative education) 프로그램의 교사와 튜터들은, 현재 16세까지만 허용된 학생 연령 제한을 완화하면 수많은 위기 청소년의 삶이 크게 달라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대안교육은 학교에서 이탈했거나 이탈 위기에 놓인 청소년 약 2,000명을 매년 받아들인다. 최근 웰링턴에서 열린 세미나에서 현장 관계자들은 “최근 몇 년 사이 여학생과 더 어린 청소년의 등록이 크게 늘었으며, 중학교(Intermediate) 연령대 아동도 점점 더 대안교육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 프로그램은 소규모 그룹 지도를 제공하지만, 대부분의 학생들은 사회적·정신적 문제를 먼저 해결해야 학습이 가능해지며, 이 과정에 수개월이 걸리기도 한다.
대안교육 출신 헤일리-제인은 “이 프로그램이 내 인생뿐 아니라 함께했던 많은 학생들의 삶에 엄청난 변화를 줬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녀 역시 16세가 되자 프로그램을 떠나야 했다.
그녀의 전 교사인 로즈 맥일혼(현 Te Whare Taiohi 영어교사)은 “만약 학생을 16세 이후에도 더 오래 지원할 수 있다면 훨씬 더 큰 변화를 만들 수 있다”며 “관계 형성에 1년, 본격 학습과 진로 연결에 1년이 더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RLC 대안교육(와이누이오마타)의 조 몬더 교장은 “25년 전만 해도 학생의 90%가 남학생이었지만, 최근 10년간 여학생 비율이 절반 가까이로 늘었고, 정신건강 문제와 ADHD, ADD, ODD 등 진단을 받은 학생도 크게 증가했다”고 말했다.
또 “학생 연령이 점점 어려지고 있다. 우리는 13~16세까지만 예산 지원을 받지만 실제로는 12세 학생도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몬더 교장은 “모든 대안교육 기관이 정규 교사를 고용할 수 있도록 예산이 지원돼야 한다. 우리는 뉴질랜드에서 공식 교육의 마지막 기회이지만, 예산이 너무 적어 교사 채용조차 어렵다”고 호소했다.
스톡스 밸리의 코라우누이(Koraunui) 매니저 필로 헤카는 “대안교육은 학교에서 잠시 벗어나 재정비할 시간이 필요한 모든 청소년에게 열려 있어야 한다”며 “잠깐의 ‘타임아웃’이 오히려 학생들에게 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오랜 기간 대안교육에 몸담아 온 로이드 마틴은 “대안교육 학생의 4분의 3은 기존 학교로 돌아가지 않는다”며, “실패한 학생만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애초에 대안교육이 필요한 학생을 미리 식별해 지원하는 것이 더 나은 길”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현재 1,800명만 예산 지원을 받지만 실제로는 훨씬 더 많은 학생이 학교를 떠나 더 나은 환경을 필요로 한다. 왜 꼭 실패해야만 이곳에 올 수 있어야 하는가?”라고 반문했다.
마틴은 “대안교육은 공식적으로는 학생을 ‘고쳐서’ 일반 학교로 돌려보내는 역할로 여겨지지만, 실제로는 많은 학생이 그 환경에서만 제대로 배울 수 있다. 만약 이들이 부유한 가정 출신이었다면 슈타이너 학교 등 대안적 사립학교에 다녔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학교는 이제 신경다양성(Neurodiversity)의 영향을 인식하지만, 아직 트라우마와 역경의 영향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며, “학생들에게 진정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묻는다면, 전혀 다른 예산 모델이 나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틴은 “대안교육에 더 많은 투자가 사회적으로도 훨씬 더 효과적”이라며, “14세에 지원하는 것이 21세에 사법·복지 시스템에 들어가는 것보다 훨씬 저렴하고, 더 인도적인 길”이라고 말했다.
Source: RNZ