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에서 두 번째로 큰 도시인 크라이스트처치(Christchurch)에서 일을 하면서도 집 없이 살아가는 '워킹 홈리스'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다시 커지고 있다. 복지 단체들은 이들의 현실을 “믿을 수 없을 만큼 슬프다”고 표현했다.
생활비는 치솟고 수입은 제자리인 상황에서, 아이를 둔 가족을 포함한 일부 근로자들은 집을 렌트하는 대신 차량에서 생활하며 돈을 아끼는 선택을 하고 있다.
한 23세 여성은 지진 이후 폐허가 된 크라이스트처치 ‘레드존(red zone)’에 차량을 주차하고 생활 중이다.
이전엔 텅 비어 있던 거리에는 이제 캠퍼밴, 자동차, 텐트들이 줄지어 서 있다.
그녀는 현재 렌트 시장에 실망했고, 차에서 사는 게 좋고, 자유롭고, 안전하게 느껴진다며, 렌트보다 차에서 생활하는 게 훨씬 저렴하다고 말했다. 그 여성은 풀타임으로 일하지만 월급 대부분을 렌트에 써야 하는 현실이라고 덧붙였다.
그녀는 언젠가는 안정적인 주거지를 갖고 싶지만, 정부의 지원에 큰 기대는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녀는 사람에 대한 사랑보다 돈을 더 중시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참고 이미지 : 기사와 직접 연관 없음
길을 따라 내려가면 냄비와 식재료가 갖춰진 임시 주방도 설치되어 있었다.
한 남성은 이전 집에서 렌트 문제로 밀려난 후, 크라이스트처치 동쪽 외곽 지역으로 이사한 후, 야외 거실 공간을 만들어 지내고 있다.
그 역시 풀타임으로 일하지만 생활이 빠듯하다.
그는 연금 받는 어르신들도 그 곳에 있었고, 3주 전에는 아이 여섯이 있는 가족도 있었다고 전했다. 그 가족은 부모 둘 다 직업이 있었지만, 집값이 너무 비싸 살 수가 없었다며, 주택 부족이 심각한 문제라고 덧붙였다.
그 남성은 해외에 돈과 자원을 보내기보다 국내 문제를 먼저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뉴질랜드가 제3세계 국가가 아닌데, 지금은 마치 그렇게 느껴진다고 덧붙였다.
정원의 도시 크라이스트처치, 하우징 대기자 2배로 증가
정원의 도시인 크라이스트처치에서는 도움을 요청하는 목소리가 계속 커지고 있으며, Housing First Ōtautahi는 대기자 수가 지난 1년 동안 2배로 증가해 120명에 달한다고 밝혔다. 하우징 퍼스트 오타우타히(Housing First Ōtautahi)는 크라이스트처치 지역의 만성적 노숙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설립된 다기관 협력 기반의 주거 지원 프로그램이다.
이 기관의 매니저인 니콜라 플레밍은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은 결국 더 많은 주택 공급이라고 강조했다. 그녀는 모두가 주택을 필요로 하고 있으며, 현재의 상황이 정말 끔찍하다고 말했다.
정부는 전국적으로 1,500채의 신규 주택 공급을 약속했으며, 지역 단체들에게는 재정적 지원이 이뤄지고 있다.
타마 포타카 주택부 차관은 모텔 같은 긴급 임시 숙소에서 약 3,000명의 아동이 이주했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아동들은 임시 주택이나 사회 주택, 혹은 민간 주택으로 옮겨졌다. 이 중 86%는 거처가 파악되어 있지만, 나머지 14%는 어디로 갔는지 알려줄 의무가 없다고 포타카 차관은 말했다.
크라이스트처치 시티 미션의 코린 헤인즈는 그 ‘알 수 없는 14%’ 중 일부가 지금 차량에서 생활하고 있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녀는 직업이 있음에도 영구 주택을 구할 여력이 없는 사람들이 뉴질랜드에 있다는 것이 정말 가슴 아픈 현실이라고 말했다.
헤인즈는 긴급 숙소에서 임시 주택으로, 그리고 그 다음 단계로 이주를 시키지 못한다면, 결국 그들은 자립적인 주거까지 도달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그녀는 한 달 동안은 임시 주택에서 더 나은 곳으로 옮겨줄 수조차 없었다며, 비어 있는 곳이 없었다고 전했다. 겨울 추위가 매섭게 찾아오는 가운데, 헤인즈는 힘든 시기를 겪고 있는 사람들에게 반드시 도움을 요청하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