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동 지역의 긴장 고조와 미국의 이란 폭격 여파가 이미 뉴질랜드의 휘발유 가격에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경제 전반에도 파장이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경제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뉴질랜드 경제는 물론 가계의 키위세이버(국민연금) 잔고와 유가에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브래드 올슨 인포메트릭스(Infometrics) 대표는 “이번 주말 미국의 이란 공격은 상황을 한 단계 더 심각하게 만들었다”며 “이제 관건은 이란의 대응 방식”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란이 미국 선박을 공격하거나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려 시도할 경우, 국제유가가 급등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월요일 시장이 열리면 모두가 이 사태를 어떻게 받아들일지 주목해야 한다. 이란이 긴장을 더 고조시키면 시장의 불안과 유가 상승 우려가 크게 커질 것이다.”
올슨 대표는 방위산업 관련 기업들의 주가가 오를 수 있으며, 투자자들이 전력 등 방어적 자산으로 자금을 이동시킬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뉴질랜드 정부가 국방군 항공기와 외교 인력을 현지에 파견한 것은 정부의 우려가 상당하다는 방증이라고 덧붙였다.
심플리시티(Simplicity) 키위세이버 제공사 수석 이코노미스트 샤무빌 이아쿠브는 “미국의 개입으로 불확실성이 더 커졌다”며 “걸프전 당시처럼 유가와 금융시장 불안이 동시에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과거에 비해 세계와 뉴질랜드 모두 석유 의존도가 낮아졌지만, 여전히 완전히 자유롭지는 않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런 지정학적 충격의 영향은 12~18개월 뒤에 본격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며 “초기에는 두려움과 금융시장, 원자재 가격이 즉각 반응하는 경향이 있다”고 밝혔다. 또 “뉴질랜드 달러는 위험 회피 심리가 커질 때 변동성이 높아지고, 약세를 보이는 경우가 많다. 수출업자에게는 유리하지만, 수입품 소비가 많은 일반 국민에게는 불리하다”고 덧붙였다.
이아쿠브 이코노미스트는 “유가와 금융시장은 개인이 통제할 수 없는 영역”이라며 “키위세이버 투자자라면 단기 변동성보다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인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키위세이버 제공사 쿠라(Koura)의 창립자 루퍼트 칼리온은 “중동 전쟁이 확대돼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되면 유가 급등과 물류 지연, 수입 비용 상승 등으로 뉴질랜드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질 것”이라며 “이는 중앙은행의 추가 금리 인하를 막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칼리온은 “시장 개장 직후에는 하락세가 예상되지만, 최근 몇 년간 우크라이나-러시아, 가자-이스라엘 사태에서 보듯 실제 전쟁보다 전쟁 우려가 시장에 더 큰 충격을 준다”며 “과도한 걱정이나 공포에 휩싸일 필요는 없다”고 강조했다.
현재 오클랜드 기준 휘발유 가격은 리터당 약 2.90~2.94 뉴질랜드달러로, 최근 변동이 크지 않지만, 중동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추가 상승 압력이 커질 수 있다.
Source: RNZ