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정부는 오는 2030년부터 기존의 5년 주기 전국 인구 조사(Census)를 폐지하고, 행정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새로운 인구통계 수집 방식으로 전환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세금 기록, 교육 등록, 건강 정보 등 정부기관이 이미 보유하고 있는 자료를 중심으로 통계를 집계하고, 소규모 연례 조사 및 목표 대상별 데이터 수집을 통해 보완할 계획이다.
또한 2027년부터는 소비자물가지수(CPI)를 매월 발표해 보다 신속하고 정확한 물가 데이터를 제공하게 된다.
새로운 인구조사 방식
통계부 장관 셰인 레티는 이번 개편을 통해 보다 경제적이고 시의적절한 인사이트 제공이 가능해질 것이라며, 기존 전국 센서스 방식은 재정적으로 더 이상 지속 가능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2013년 인구조사 비용은 1억 400만 달러였고, 2023년 센서스 비용은 3억 2500만 달러로 증가했으며, 다음 인구조사 비용은 4억 달러로 예상된다.
셰인 레티 장관은 정부기관이 이미 수집한 데이터를 활용하면 매년 주요 센서스 통계를 생산할 수 있고, 이는 국민의 삶에 영향을 미치는 의사결정을 더 잘 지원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Stats NZ은 소수 집단의 정확한 대표성을 위해 지역사회와 긴밀히 협력해 데이터의 신뢰성 확보 및 공백 보완에 나설 계획이다.
매월 물가 통계 발표
정부는 1,650만 달러를 투입해 2027년부터 매월 CPI(Consumer Price Index:소비자물가지수)를 발표할 예정이며, 이는 선진국 수준에 부합하는 통계 시스템을 구축하는 일환이다.
레티 장관은 물가는 금리, 복지 지급액, 가계 예산 등에 직접 영향을 미친다며, 신속한 데이터 제공은 급변하는 환경에서 뉴질랜드 국민의 삶을 더 잘 지원할 수 있게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Stats NZ에는 국제 최신 매크로경제 기준에 부합하는 통계 보고체계를 구축하기 위한 예산도 배정된다.
비판의 목소리, “소외계층에 부정적 영향”
하지만 이번 결정에 대해 일부 전문가들은 강한 우려를 표했다.
와이카토대학교 제시 화이트헤드 박사는 행정 데이터는 편향과 불일치가 있으며, 전통적인 센서스와 동일한 품질을 보장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행정 데이터를 검증하고 보완하는 데 인구조사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해왔으나, 이번 개편으로 그 역할이 사라진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이번 변화가 이위-마오리, 태평양계, 장애인, 성소수자, 민족 소수집단, 농촌 인구 등 소외된 집단에 불균형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오클랜드대학교 리자 볼턴 박사 역시 센서스는 소외된 커뮤니티를 직접 접촉할 수 있는 중요한 도구라며, 새로운 접근법은 기존의 문제를 더 심화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녀는 데이터 측정 방식은 사회의 필요에 따라 계속 진화해야 한다며, 센서스는 그 목적에 맞게 정밀한 도구라고 강조했다.
한편, 영국과 웨일스에서는 2031년 센서스 폐지 계획이 전문가들의 반발로 철회된 사례도 있다.
당시 통계학자들은 다양한 방식으로 수집된 데이터를 통합하는 데 따른 비용과 실현 가능성에 대해 우려를 제기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