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질랜드 농민연합(Federated Farmers)이 ‘SOS: Save Our Sheep’(우리 양을 구하라)라는 긴급 캠페인을 시작하며, 뉴질랜드 양 산업의 붕괴를 막기 위한 정부의 즉각적인 대응을 촉구하고 나섰다.
토비 윌리엄스(Toby Williams) 농민연합 육류·양모 위원장은 “한때 뉴질랜드 경제의 중추였던 양이 이제는 이 땅에서 멸종 위기에 처했다”며 “매년 수만 헥타르의 생산농지가 사라지고, 양과 새끼양이 풀을 뜯던 자리에 소나무만 심어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양 산업은 지금 중대한 기로에 서 있다. 농민들이 긴급 구조 신호(SOS)를 보내는 이유다. 정부가 이 신호에 응답하지 않으면 너무 늦을 것”이라고 호소했다.
뉴질랜드의 양 개체수는 1982년 7,000만 마리에서 현재 2,500만 마리 미만으로, 한 세대 만에 3분의 2 이상이 사라졌다.
최근에는 매년 약 100만 마리씩 급격히 줄고 있다.
윌리엄스 위원장은 “이 추세라면 앞으로 20년 내에 뉴질랜드에서 양이 완전히 사라지고, 언덕에는 소나무만 가득할 것”이라며 “이것은 경제적 손실뿐 아니라, 뉴질랜드의 문화적 정체성과 농촌 공동체에도 큰 타격”이라고 강조했다.
양 산업 붕괴의 가장 큰 원인으로는 ‘탄소 임업(carbon forestry)’이 지목됐다.
정부의 기후변화 정책, 특히 배출권거래제(ETS)가 소나무 식재를 장려하면서 양 농가들이 땅을 떠나고 있다는 것이다.
윌리엄스 위원장은 “뉴질랜드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100% 탄소 상쇄를 임업으로 허용하고 있다”며 “다른 국가는 이런 위험성을 인식하고 제한 정책을 두고 있지만, 뉴질랜드만 국제 기준에서 벗어나 있다”고 지적했다.
2017~2024년 사이 26만 헥타르의 양·소 농지가 소나무 숲으로 전환됐다.
“임업이 땅의 더 나은 활용법이어서가 아니라, 정부 정책이 양 사육보다 소나무 심는 게 더 수익성 있게 만들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윌리엄스 위원장은 “기후정책이 먹거리 생산을 압도하고 있다.
탄소 상쇄에만 매몰돼 농촌 일자리, 가공 인프라, 지속가능한 육류 수출을 희생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정부가 생산농지에 소나무가 무분별하게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한 실질적 조치를 내놓지 않는다면, 머지않아 되돌릴 수 없는 상황이 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Source: Federated Farmer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