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친구가 없다’는 말은 곧 외로움, 결핍, 불행을 떠올리게 한다. 하지만 정말 친구가 없는 것이 곧 외로움을 의미할까? 최근 연구 결과는 우리의 통념에 도전장을 내민다.
캐나다 사회학 리뷰(Canadian Review of Sociology)에 실린 최근 연구는 ‘관계의 부재’가 반드시 외로움으로 이어지지 않음을 보여준다.
연구진은 캐나다 대서양 연안 도시에서 18세부터 75세까지 다양한 배경의 남녀 21명을 인터뷰했다. 이들은 학생, 기술직, 예술가, 은퇴자, 서비스직 등 직업도 다양했고, 일부는 혼자 살거나, 한때 사교적이었으나 스스로 거리를 둔 이들도 있었다.
놀랍게도, 많은 참가자들이 만성적 외로움에 시달리지 않는다고 답했다. 오히려 ‘혼자 있음’이 자신의 인생 목표(자율성, 경력, 감정적 안전 등)와 맞아떨어질 때 만족감을 느낀다는 이도 많았다.
연구진은 “친구가 없는 상태를 실패나 결핍, 혹은 일시적이고 불행한 상황으로 보는 문화적 각본이 강하다”고 지적한다. 하지만 실제로는, 친구 없음이 비극도, 반드시 극복해야 할 문제도 아닐 수 있다.
물론, 26세 대학생 오드리처럼 “연결이 없다는 건 정말, 정말 외로운 일”이라며 고통을 호소하는 이도 있다. 하지만 다수는 “혼자여도 괜찮다”는 목소리를 냈다.
72세 은퇴 경찰관 마이크는 “나는 내 최고의 친구”라며 “내가 좋은 사람이라는 걸 알고, 취미도 많다. 친구가 없는 건 내 인생에서 뒷전”이라고 말했다.
32세 기술직 샘은 이혼 후 한동안 우울했지만, “사람을 곁에 두려 애쓰는 대신, 그 시간에 기술을 익히고 취미에 집중했다. 오히려 더 나은 사람이 된 것 같다”고 전했다.
연구는 친구 없음이 항상 ‘거절의 결과’가 아니라, 스스로의 선택이나 인생의 변화 때문일 수 있음을 보여준다.
70대 사진작가 해롤드는 “지적 자극이 부족한 사람들과 어울리느니 혼자가 낫다”고 했고, 32세 변호사 션은 “좋은 삶의 기준을 경력, 가족, 자기만족 등 다른 지표에서 찾는다”고 말했다.
Source: Psychology Tod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