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고 지역 퀸스타운에 사는 히네 테일러는 5개월 넘게 소파를 전전하며 지내고 있다. 그녀는 아직도 긴 사회주택 대기 명단에 이름을 올린 채, 안정적인 거처를 기다리고 있다.
테일러는 따뜻하고 안전한 집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녀는 자신처럼 퀸스타운에서 자동차, 길거리, 또는 친구 집 소파에서 지내는 이들을 10명 이상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들은 모두 다가오는 겨울 전에 안정적인 거처를 찾기를 희망하고 있다.
그러나 그녀는 긴급 주택은 아예 존재하지 않는다는 말을 들었다며, 퀸스타운에도 예전에는 있었다고 들었지만, 지금은 없다고 전했다.
사회개발부(MSD)에 따르면, 오타고와 사우스랜드 지역의 긴급 주택(Emergency housing) 거주 가구 수는 2023년 11월 27가구에서 2024년 3월에는 3가구로 급감했다. 반면, 인구가 더 적은 웨스트코스트와 태스먼 지역에는 36가구, 베이 오브 플렌티에 30가구, 북섬 중부에 9가구가 긴급 주택을 이용 중이다.
MSD는 올해 1분기 동안 사우스랜드 지역에서 108건의 긴급 주택 신청을 받았고, 이 중 절반 이상인 58건을 거절했다. 거절 사유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일부는 다른 주거 옵션이 있었다는 이유였다.
정부는 지난해 긴급 주택 사용을 줄이기 위해 새로운 규정을 도입했다. 여기에는 자격 요건 강화, 규정을 어긴 경우 13주간 지원 중단 등의 조치가 포함되었다. 당시 정부는 긴급 주택은 필요할 경우 최후의 수단으로 항상 제공된다고 강조했었다.
하지만 더니든 나이트 쉘터(Dunedin Night Shelter)의 매니저 데이비드 맥켄지는 상황이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더니든 도심에 30~40명 정도의 ‘고정 노숙인’과, 수십 명의 ‘숨은 노숙인’이 있다고 추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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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초, 더니든 오벌(The Oval)의 노숙인 캠프에서는 불이 나며 일부 텐트가 불타고 한 명이 경상을 입기도 했다.
맥켄지는 일부 이용자들이 자신의 행동으로 인해 주거 위기에 처한 것으로 간주되어 긴급 주택에서 거절되었다고 전했다. 그는 요즘 쉘터를 찾는 사람들 중에는 이전보다 훨씬 절박한 이들이 많다고 말했다.
한편, 더니든에서 10개 전환형 주택 유닛을 제공하던 지역 모텔은 내달부터 주택도시개발부(HUD)와의 계약을 갱신하지 않기로 하면서 공급을 중단할 예정이다. HUD는 대체 숙소를 찾기 위해 노력 중이지만, 더니든의 전환형 주택 공급이 일부 감소할 수 있다고 인정했다.
맥켄지는 쉘터에는 침대가 부족하다기보다, 그 다음 거처가 없다는 것이 항상 문제라고 지적했다.
정부는 긴급 주택 규정 변경이 노숙 증가와 연관이 없다고 여러 차례 부인해 왔다.
MSD 남부지역 국장 수 리스만은 오타고와 사우스랜드는 타 지역보다 임대 가능 주택이 많고, 임대료도 상대적으로 저렴해 긴급 주택 수요가 낮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유형의 지원이 더 적합한 경우, 긴급 주택 대신 그것을 제공한다고 덧붙였다.
리스만 국장에 따르면, 2024년 4월 이후 더니든에는 공공주택 98채, 인버카길에는 32채가 추가 공급되어 수요 완화에 도움을 주고 있다.
하지만 RNZ이 정보공개법을 통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이러한 공급 확대에도 불구하고 응급 주택 수요는 줄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3월 기준, 오타고와 사우스랜드 지역의 공공주택 대기자는 643명에 달했다.
오타고 지역 커뮤니티 법률지원센터의 루퍼트 오브라이언 변호사는 안전하지 못한 임시 주거지에 머무는 이들이 긴급 주택 지원 대상이 아니라는 통보를 받은 사례를 여러 건 접했다고 말했다.
그는 MSD 본사와 정책팀은 그런 일이 있어선 안 된다고 하지만, 현장에선 분명히 일어나고 있다고 주장했다.
타이에리 지역구 노동당 의원 잉그리드 리어리는 이 수치가 참담하다며, 애초에 신청조차 하지 못한 사람들은 통계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녀는 매우 높은 주거 수요와 한겨울의 추운 날씨를 고려할 때, 긴급 주택 접근이 어려운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