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임차인들에게 반가운 소식이 전해졌다. 최근 부동산 정보업체 realestate.co.nz에 따르면, 4월 한 달간 전국 임대주택 신규 매물이 5,868건으로 집계돼, 1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4.1% 증가한 수치로, 2016년 4월 이후 처음으로 이 정도의 공급이 이루어진 셈이다.
지역별로는 오클랜드가 2,375건으로 가장 많았고, 캔터베리(704건, 39.4% 증가), 웰링턴(691건, 무려 196.6% 증가)이 뒤를 이었다.
임대 매물 증가와 함께 임대료도 하락세를 보였다. 웰링턴의 평균 임대료는 전년 대비 7.2% 하락한 주당 647달러, 오클랜드는 3.3% 하락한 702달러로 집계됐다. 전국 평균 임대료도 주당 14달러 하락했다.
realestate.co.nz의 대변인 바네사 윌리엄스는 “주당 14달러의 절감은 1년(52주) 기준 700달러 이상을 아낄 수 있는 셈”이라며 “현재 경제 상황에서 700달러는 소파 한 대를 사거나 주말 여행을 다녀올 수 있는 금액”이라고 설명했다.
임대 매물 급증의 배경에는 몇 가지 요인이 있다.
첫째, 단기 임대(에어비앤비 등)로 운영되던 주택들이 장기 임대로 전환된 점이 꼽힌다.
둘째, 젊은 층이 생활비 부담으로 부모와 함께 거주하거나 해외로 떠나는 사례가 늘면서 임대 수요가 일부 감소했다.
셋째, 주택 판매 시장의 침체로 투자자들이 매물을 팔지 않고 임대를 유지하는 경향도 영향을 미쳤다.
윌리엄스는 “지난해 5월부터 임대 매물이 크게 늘었는데, 이는 브라이트라인 테스트(양도소득세 기준)와 이자비용 공제 등 세제 변화에 따른 투자자들의 전략 변화가 반영된 결과”라고 분석했다.
반면, 센트럴 오타고와 레이크스 지역은 예외적으로 임대료가 사상 최고치(주당 870달러, 3% 상승)를 기록했다. 이 지역은 아름다운 자연환경, 관광 수요, 고급 주택 등으로 임대 시장이 여전히 뜨겁다.
윌리엄스는 “좋은 학교, 대중교통 접근성, 쾌적한 신축 주택 등은 여전히 임차인 수요가 높다”며 “특히 가족 단위 임차인에게는 따뜻하고 건조한 집이 인기”라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임대 매물 공급이 늘고, 임대료가 하락하는 현상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
임차인들은 더 많은 선택지와 경제적 여유를 누릴 수 있는 한편, 일부 인기 지역은 여전히 높은 수요와 가격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Source:RNZ