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약 2년 반 전에 아오라키/마운트 쿡 등정에 나섰다가 숨진 스위스 출신 등반가의 사망에 지구 기후변화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9년 12월 31일에 마운트 쿡의 하스트 능선(Haast Ridge)에서 페트르 맨딕(Petr Mandik, 당시 50세)이 신체 일부가 낙석에 덮인 채 시신으로 발견됐다.
그는 12월 13일에 단독으로 입국했으며 나중에 소지품에서 발견된 사진으로 미뤄볼 때 이튿날부터 곧바로 등정에 나섰다가 당일 오후 1시나 2시경 사고를 당했다.
12월 18일 출국 예정이었던 그가 연락이 안 되자 이튿날 실종 신고가 이뤄진 가운데 2주 후에야 시신이 발견됐는데, 최근 그의 사인에 대한 뉴질랜드 산악 안전위원회(NZ Mountain Safety Council)의 검시 보고서가 나왔다.
이에 따르면 당시 사고는 낙석으로 인해 발생했으며 50m나 추락했던 사망자가 낙석을 유발했는지 아니면 낙석에 의해 사고를 당했는지는 불분명하다.
검시관은 발견 당시 시신 위치와 헬멧 상태를 고려할 때 즉시 사망하지 않았다면 사고 후 몇 분 안에 부상으로 사망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추정했는데, 부검 결과 그는 머리와 목, 가슴의 부상으로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에 따르면 사고가 난 하스트 능선은 마운트 쿡에 오르는 등반가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플라토 산장(Plateau Huts, 사진)까지의 접근로로 자주 이용됐다.
하지만 지난 20년간 태즈만 빙하가 짧아지면서 지형이 불안정해 인기가 떨어졌는데, 빙퇴석(moraine)으로 이뤄진 느슨해진 벽으로 낙석 사태가 자주 일어났고 예측이 거의 불가능해졌으며 그 결과 뉴질랜드 알파인 클럽에 따르면 이 등반로에서 최소한 4명이 사망했다.
딸 셋을 둔 것으로 알려진 사망자는 신체적으로 건강한 경험이 많은 산악인으로 알려졌는데, 한편 산악 안전위원회는 이번 사고는 해외에서 오거나 서던 알프스에 익숙하지 않은 등반객들에게 귀중한 교훈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위원회는 뉴질랜드 산들은 기술적 도전과 얼음과 눈이라는 조건에서는 유럽 알프스에 위치한 비슷한 고도의 산들을 능가한다면서, 산에 오를 때 마주하는 위험과 어려움을 과소평가하지 말도록 강조했다.
특히 기후변화로 낙석은 서던 알프스에서 이제는 매우 흔한 현상이 됐으며 향후 몇 년 동안에도 특히 빙하가 빠르게 후퇴하는 마운트 쿡 국립공원에서는 상황이 더욱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면서, 지역 등반 가이드에게 조언을 구하는 게 좋다고 위원회는 설명했다.
또한 플라토 산장을 포함하는 지역에 접근하기 위해 헬리콥터나 스키 비행기를 이용하는 게 더 빠른 이동은 물론 하스트 능선의 낙석 위험도 피할 수 있어 점점 더 보편화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