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정부가 최대 4000명에 달하는 우크라이나 난민에게 특별 비자를 제공하겠다고 발표한 지 4개월 만에 227명의 우크라이나인이 입국했다.
지난 3월 15일 발표된 ‘2022 특별 우크라이나 비자(Special Ukraine Visa)’는 우크라이나 태생의 뉴질랜드 시민과 영주권자가 직계 가족을 후원할 수 있도록 했는데 당시 뉴질랜드 정부는 해당 비자가 수십 년 만에 만들어진 가장 큰 특별 비자 카테고리라고 발표했었다.
하지만 이달 초까지 4000명 중 5.6%에 해당하는 난민만 입국했는데 이처럼 러시아와의 전쟁이 계속됨에도 인원이 적었던 데는 몇 가지 걸림돌이 있기 때문이다.
구호 단체인 월드 비전(World Vision)과 우크라이나 커뮤니티가 함께 실시한 설문 조사에 따르면 특별 비자 신청에 가장 큰 장애물은 후원자에게 2년간 가족 구성원의 주택과 음식 및 의료 비용을 포함해 재정적 책임 지도록 한 조항이다.
오클랜드에 거주하는 한 우크라이나 출신 여성은 해당 비자로 부모를 입국시키기는 했지만 그 과정에 들어간 경비를 만드는 게 자신의 평생 저축에 커다란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그녀는 자신은 이를 감당할 수 있었지만 국내 생활비가 오르면서 다른 대부분의 사람들은 생활비에 이러한 비용을 더할 여력이 없다고 전했다.
또한 설문 조사에서는 비자의 자격 기준에 대한 우려도 나왔는데, 5년 전 뉴질랜드로 이주한 한 우크라이나 출신 여성은 부모의 비자는 허용됐지만 자신의 사촌과 그 아들은 직계 가족이 아니기 때문에 비자 발급이 불가하다고 이민국에서 통보를 받았다고 말했다.
그녀는 하지만 사촌은 그녀의 가족 중에서 단 한 명의 자식이며 자신도 마찬가지라 둘은 자매로 자랐다면서, 법적으로 동생이 아니라는 이유로 죽음의 땅이자 격전지인 히르키우에 남겨졌다고 말했다.
한편 해당 비자와 관련된 또 다른 문제는 입국하는 우크라이나인들이 이용할 수 있는 재정착 지원이 부족하다는 것인데, 이들에게도 보통 입국하는 다른 난민과 같은 지원이 주어진다.
우크라이나 커뮤니티 관계자는 이런 우려 사항을 이민부에 보냈지만 아직 응답을 받지 못했다면서, 신임 마이클 우드 이민부 장관이 이를 해결해주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한편 우드 장관은 7월 초까지 총 954건의 특별 우크라이나 비자 신청이 있었고 그중 812건이 승인됐지만 지금까지 입국자는 227명에 불과하다면서, 승인을 받은 이는 승인 시점부터 9개월 이내에 뉴질랜드에 도착하면 된다고 말했다.
또한 지난 6월에 비자 재검토를 약속했지만 이와 관련돼 요청한 보고서를 아직 받지 못해 보고서를 받으면 커뮤니티와 대화를 나눌 것이라면서 이민부는 해당 비자 신청을 계속 우선시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