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바다에서 서식하는 ‘해면(sea sponges)’이 흰색으로 변하는 이른바 ‘백화 현상(bleaching)’이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크게 관찰됐다.
지난 5월에 빅토리아대학 연구팀은 남섬 피오르드랜드의 6개 지역에서 해면 백화 현상이 보고된 이후 약 한 달간에 걸쳐 추가 조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당시 수십만 개로 추정되던 백화된 개체가 수백만 개 또는 그보다도 더 많은 숫자일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 대학교의 제임스 벨(James Bell) 해양생물학과 교수는 당시 광경은 거의 흰색의 묘지와 같았으며 정말 충격적이었다라면서 바다 밑 상황을 묘사했다.
벨 교수는 어쩌면 수 천만 개 해면이 백화됐을 수도 있다면서, 이것은 전 세계 온대 바다에서 보고된 해면 백화 현상 중 가장 큰 규모라고 전하고, 백화 현상이 2/3를 넘는 거의 모든 종류의 해면에서 발생했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건강할 때는 보통 갈색인 해면이 백화되는 원인 중 하나는 해수온도가 상승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이는데, 세계기상기구(WMO)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바다에서는 역대 가장 높은 해수온도가 기록된 바 있으며 뉴질랜드 역시 마찬가지였다.
오타고 대학 해양학자인 롭 스미스(Rob Smith)는 뉴질랜드 전국의 여러 지역에서 계속되는 해양 폭염으로 해수 온도가 올라갔으며 피오르드랜드는 평년보다 5C나 높은 기록적인 수온을 보였다고 말했다.
산호나 해면 등은 스트레스를 받으면 흰색으로 변하는데 그중 일부 종은 환경이 개선되면 회복되지만 그대로 죽기도 한다.
해면은 대량으로 바닷물을 여과하고 다른 해저 생물이 필요로 하는 탄소를 공급하며 물고기나 게 등 다양한 해양생물에게 먹이와 피난처를 제공해 만약 이들이 대량 폐사하면 해양생태계에 큰 피해를 준다.
벨 교수는 이와 같은 대규모 백화 현상은 지구 온난화와 기후위기로 바다 환경이 극단적으로 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면서 10년이나 15년 이후가 아닌 지금 당장 대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