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봄이 왔음을 알려주는 전령인 ‘도요새(godwits)’들이 드디어 크라이스트처치에 도착했다.
9월 13일(월) 에이번-히스코트 하구(Avon-Heathcote Estuary)에서 금년 봄철 들어 처음으로 104마리의 도요들이 도착해 먹이 활동을 하는 게 목격됐다.
이들은 알래스카에서 출발해 태평양을 남북으로 횡단하는 1만1000km에 달하는 엄청난 장거리를 이동해 이곳에 도착하며, 비행 중 전혀 먹지도 않아 도착하면 체중이 1/3이나 줄어든다.
앞으로 1500~1800마리에 이르는 도요새 무리가 이곳에 더 도착할 것으로 보이는데 도요들은 매년 이곳에서 여름을 보낸 후 가을이면 다시 북쪽으로 날아간다.
북쪽으로 향할 때는 한반도와 중국 사이 서해 주변에 펼쳐진 갯벌에 일단 도착해 휴식을 취한 후 시베리아나 알래스카로 향해 번식한 후 이듬해 다시 남쪽으로 여행에 오른다.
도요새들을 관찰하고 돌보는 ‘Estuary Ihutai Trust’ 관계자는, 지난 며칠간 폭풍우가 몰아쳤음에도 불구하고 도요들이 제시간에 안전하게 도착했으며 앞으로 2~3주에 걸쳐 계속 매일 더 도착할 거라고 말했다.
관계자는 도요새들이 9일이나 연속으로 비행하면서 심하게 지치고 굶주린 상태에서 도착했으며 향후 2,3주면 기력을 회복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완전하게 기력을 회복하는 앞으로의 2달이 중요하다면서, 특히 반려견들을 데리고 서식지로 접근하는 사람들에게는 개줄을 사용하는 등 주의해줄 것을 당부했다.
관계자는 도요새들이 개나 사람들의 접근에 겁을 먹은 후 다시 먹이를 먹기 시작하려면 스트레스를 푸는 데만 45분이나 걸릴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곳은 남섬에서는 가장 많은 도요새들이 모여드는 곳으로 썰물이 되면 갯벌에서 먹이를 잡고 밀물이면 인근에서 쉬는데 도요들은 물떼새 종류이지만 헤엄은 치지 못 한다.
한편 금년에 알래스카를 떠났던 도요들 중 다리에 송신기를 부착한 쿠페(Kupe)라는 이름의 한 도요새는, 태평양을 건너는 도중에 강한 역풍을 만난 듯 일단 알래스카로 돌아갔다는 소식이 전해지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