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 사슴이 집 마당까지 자주 나타나 토종 식물들을 뜯어 먹어 주민들이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웰링턴 허트 밸리(Hutt Valley)의 와이누이오마타(Wainuiomata)에 사는 한 주민은, 지난 4월에 이스트 하버 리저널 파크(East Harbour Regional Park)와 붙어있는 자신의 집 마당에까지 나타난 사슴을 보고 놀랐다.
그는 당시 사슴이 대낮에 집 진입로에 심어진 울타리를 뜯어먹고 있었다면서, 지난 몇 년 동안 사슴들이 점점 대범해지면서 마당에 정기적으로 나타날 정도라고 말했다.
사슴들은 마호에(maho)나 카라무(karamu)를 비롯한 토종 식물들을 뜯어먹으러 오곤 하는데, 이런 광경은 특히 숲 가까이에 사는 주민들에게는 이제는 흔한 광경이 됐다고 실상을 전했다.
일부 주민들은 사슴을 쫓으려고 전기울타리도 설치했는데 문제는 사슴 숫자가 계속 늘면서 숲에는 더 이상 이들이 선호하는 먹이가 남지 않자 결국 인가까지 접근한다는 사실이다.
한 주민은 이곳에 15년 사는 동안 사슴이 조금씩 늘어났다고 전했으며 또한 한 환경운동가 주민은, 공원의 수풀은 여전히 무성하지만 언덕의 자생식물들이 사라졌으며 사슴이 뿌리까지 해치는 바람에 성장이 멈췄다고 걱정했다.
그는 숲은 10m 이상 속을 들여다볼 수 없어야 하는데 지금은 50m 거리는 쉽게 보인다면서 지난 7년간 사슴 개체 수가 급증한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웰링턴 광역시청의 동물 통제 담당자는, 사슴 개체를 추적하지 않아 숫자가 늘어났는지는 알 수 없다면서, 그러나 트랙이나 지역 공원들에서 목격되는 것으로 봐 상당한 증가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시청에서는 사슴 사냥꾼 등을 고용해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데, 그러나 일반인들이 이용하는 트랙들이 있어 사냥에도 어려움이 따른다고 관계자는 전했다.
또한 환경 단체인 ‘포레스트 앤 버드(Forest and Bird)’의 관계자는 웰링턴의 사슴 문제는 ‘빙산의 일각’이라면서, 사슴들은 전국 보호지역의 80% 이상에 걸쳐 살고있을 뿐만 아니라 대부분 관리조차 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결국 현재 통제 불능의 사슴들이 뉴질랜드의 숲을 갉아먹고 있으며 이는 결국 탄소를 처리해주는 숲이 없어짐으로 기후변화 대처에도 커다란 악영향을 미치고 있어 전국적으로 이를 관리하기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그는 강조했다.
한편 이에 대해 자연보존부(DOC)의 한 전문가는, 현재 계획이 입안 중이며 1년 안에 마무리될 것이라면서 사슴으로 인한 부정적인 영향을 완화시키면서 레크리에이션 및 문화와 상업적 가치도 인정하는 방안을 놓고 각 지역 행정 당국과 마오리 부족, 지역사회와 함께 최선의 방안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