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11일 토요일 오전 8시 40분, 한국행 에어 뉴질랜드 전세기가 한국으로 출발했다. (상단 사진은 크라이스트처치 공항에서 출국 수속 중인 사람들-사진 제공 CHCH 윤교진 한인회장)
▲오클랜드 공항의 출발 항공편 안내 전광판
이 비행기는 7시 40분 출발 예정이었으나, 크라이스트처치에서 국내선 에어 뉴질랜드 항공이 연착되어 한 시간 늦게 출발했다. 크라이스트처치에서 국내선 비행기 출발이 늦어진 것은 공항의 컴퓨터 시스템이 원활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남섬 크라이스트처치에서 국내선 항공을 타고 오클랜드 공항 국내선 터미널에 내린 사람들은 오클랜드 공항 국제선 터미널로 이동해 한국행 비행기를 탔다.
▲오클랜드 공항 국제선 터미널 외부의 출발 항공편 안내 전광판
오늘 출발한 에어 뉴질랜드 전세기는 크라이스트처치, 더니든, 넬슨, 인버카길, 퀸스타운, 블레넘, 애쉬버튼 등의 지역에서 록다운으로 도시 간 이동을 못 하고 발이 묶여 있던 사람들이 탔고, 오클랜드에서도 사람들이 탔다. 크라이스트처치에서 출발한 비행기를 탄 사람 중에는 퀸스타운이나 인버카길 등에서 7시간 차량으로 이동한 사람도 있다. 장거리 차량 이동으로 긴장한 탓에 공항에 도착한 후, 렌터카 안에 여권을 놓고 내려 다시 차 문을 열어달라고 요청하는 등 해프닝도 있었다.
▲이른 아침 크라이스트처치 공항에서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사진 제공: 윤교진 치치 한인회장)
이번에 출발한 전세기에 탄 사람들도 뉴질랜드 국경이 폐쇄되고 한국 직항이 끊어지고, 록다운이 된 후 한국으로 돌아가지 못한 많은 사연들을 가지고 있었다.
한 어린 유학생은 혼자 키위 집에서 홈스테이를 하며, 어디 나가지도 못하고 온라인 수업을 하며 많이 힘들어하였다고 크라이스트처치 한인회는 전했다. 이 학생은 만약 오클랜드에서만 한국행 비행기가 출발하면 국내선을 타고 이동해 오클랜드에서 하루 숙박을 하고 한국으로 떠나야 할 형편이었으나 다행히 크라이스트처치에서 다른 사람들과 함께 이동할 수 있었다.
남섬에서 출발한 어떤 사람들은 부모가 아들 집에 들렀다가 비행기가 취소되어 한국으로 돌아가지 못하는 상황에서 관광 비자가 완료되었고, 지병이 있는데 약이 떨어져서 엄청나게 힘들어했다는 소식도 있다.
워킹 홀리데이 비자로 뉴질랜드에 왔으나, 코로나바이러스 여파로 일을 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돈이 떨어지고, 친구집 게러지에서 지내기도 하고, 어떤 젊은이는 무리 지어 6명씩 한 곳에서 기거하기도 하면서 빨리 한국에 돌아가기를 희망했다.
▲오클랜드 도착 후 국제선으로 이동하는 사람들
퀸스타운에서 머물다가 오늘 전세기를 탄 한 워킹 홀리데이 비자를 가진 젊은이는 코로나바이러스 사태가 아니면 뉴질랜드에 더 머물고 싶은데 그렇지 못함에 아쉬움을 표하기도 했다.
▲크라이스트처치 공항에서 출국 수속하는 한국 국민들(사진 제공: CHCH 윤교진 한인회장)
크라이스트처치 한인회에서는 오클랜드 한인회에서 임시 항공 수요 조사를 한 후, 전세기가 뜬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많은 남섬에 머물고 있는 관광객 등 한국 국민들의 전화 문의를 받았다고 말했다. 록다운 이후 지역 간 이동을 할 수 없는 상황에서 넓은 남섬 전 지역에서 한국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도와달라는 전화가 하루에도 수십통씩 도착했다.
그 내용은 록다운 상황에서 남섬에서 북섬으로 가는 국내선이 한정적이고, 국내선과 전세기 시간이 맞지 않아 남섬에서 북섬 오클랜드로 이동해도 24시간이나 24시간 이상 기다려야 해서 호텔 등 숙소를 다시 예약해야 하는 등 어려움이 있다는 것이었다.
록다운 이후 재택 근무 중인 크라이스트처치 한인회 윤교진 회장과 임원진은 한국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어려움에 빠진 한인들의 문의가 많고 남섬에서 임시 항공이 출발했으면 좋겠다는 요청으로 수요 조사를 시작했다. 크라이스트처치 한인회의 임시 항공 수요 조사를 시작한 이후, 이른 아침부터 늦은 밤까지 전화와 이메일이 도착해 남섬에서도 항공편이 출발할 필요성이 파악되었다. 남섬 크라이스트처치 한인회의 임시 항공 수요 조사에는 모두 220명이 신청했다.
▲오클랜드 공항 국제선 터미널로 들어가는 사람들
이후 남섬 크라이스트처치에서 긴급하게 에어 뉴질랜드 전세기가 확정되었으나, 시기적으로 이미 오클랜드에서 1차 전세기가 출발했고, 2차 전세기 신청을 마감했을 때와 맞물렸다.
어렵게 2차 전세기 신청을 한 남섬의 어떤 사람은 크라이스트처치 출발 전세기가 하루만 일찍 발표되었더라면 좋았겠다며 이미 오클랜드 출발 항공을 신청해 입금 완료했고, 국내선과 숙소까지 예약했다고 아쉬움을 표하기도 했다.
크라이스트처치 한인회 또한 220명 수요조사를 바탕으로 전세기를 준비했으나, 이미 오클랜드 출발 임시 항공으로 신청해버린 사람들이 있어서 애초에 크라이스트처치에서 출발해 한국으로 바로 가려고 했던 전세기를 오클랜드 경유로 바꿀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변경된 일정으로 오클랜드에서 출발하는 사람들을 추가로 모집하게 되었고, 출발 하루 전인 금요일까지 에어 뉴질랜드 전세기를 이용할 오클랜드 출발 한국 국민에 대한 신청이 이루어졌다. 크라이스트처치 한인회에서는 이 과정에서 오클랜드 한인회, 교민 언론사, 코비드-19 뉴질랜드 연대, 뉴질랜드 한인회장 연합회 등 많은 곳에서 도움을 주었다며 고마움을 표했다.
크라이스트처치 한인회에서는 집에서 재택 근무를 하며 일 처리를 하다 보니 작업하기에 혼선이 되는 부분도 있었고, 소통의 어려움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윤교진 크라이스트처치 한인회장은 크라이스트처치에서 출발하는 에어 뉴질랜드 전세기가 오클랜드를 거쳐 한국으로 떠나기까지 밤낮없이 최선의 노력을 해준 임원진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또한, 뉴 에이번헤드 여행사와 주뉴질랜드 웰링턴 대사관 등 많은 도움을 준 분들께 고맙다고 인사를 전했다.
치치 한인회에서는 거의 2주 동안 잠을 못자면서도 기운을 잃지 않았던 건, 오로지 발이 묶인 한국 국민들을 귀국시키는 데 도움이 되어야 한다는 신념 때문이었다고 말했다.
4월 11일 아침 오클랜드 공항에는 한시간 늦어진 출발 일정 속에 국내선에서 국제선으로 이동하는 한국 국민을 위해 오클랜드 분관 이용규 외사 협력관과 또 다른 직원 한 명이 돕고 있었다. 이용규 외사 협력관은 오클랜드에서 출발한 1차 전세기에서부터 한국행 임시 항공이 뜰 때마다 공항에 나가 직접 한국 국민의 안전한 귀국을 챙겼다.
크라이스트처치 한인회 윤교진 회장은 크라이스트처치에 사는 많은 동포들이 항상 한인회와 협조해 서로 돕고 있어서 감사하다며, 이번 한국행 전세기를 띄울 때도 많은 동포들이 전화로 격려해주었다고 말했다. 그녀는 발이 묶였던 한국 국민이 한국으로 되돌아가게 된 것에 한인회가 도와줄 수 있어 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윤교진 회장은 록다운이 되기 전에 워킹 홀리 데이 비자로 뉴질랜드에 도착한 젊은이가 있는데, 2주간 자가 격리를 마치고 나니 바로 록다운이 되어 머물고 있는 키위집에서 은행 계좌도 못 여는 상태로 지내는 경우도 있었다고 말했다. 한국으로 돌아간 사람들도 있지만, 남섬에 남아 있는 워킹 홀리데이 비자를 가진 사람이나 또 다른 사람들에게 크라이스트처치 한인회에서 도울 수 있는 부분들은 앞으로도 계속 돕겠다고 말했다.
*크라이스트처치 한인회 027 561 5898 ksocietychch.office@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