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따듯해지면서 본격적으로 정원 가꾸기에 나서는 이들에게 '레지오넬라증 질병(Legionnaires disease)'을 조심하라는 보건 당국의 당부가 전해졌다.
이른바 '레지오넬라 박테리아'라는 세균으로 발생하는 이 질병의 종류 중 '레지오넬라 뉴모필리아(Legionella pneumophila)'라는 균에 의한 폐렴(pneumonia)이 가장 대표적이다.
레지오넬라균은 하천, 호수, 토양 등의 자연환경과 온수시설, 샤워기, 스파나 에어컨 같은 냉방시설의 냉각탑수, 가습기, 치료용 분무기, 호흡기 치료장치, 장식용 분수 등에서 검출된다.
이 균은 환경수계에 이미 존재하는 담조류, 아메바 등을 영양으로 증식하다가 물 분자 입자의 형태로 사람 호흡기를 통해 폐포까지 들어가 증식하면서 질병을 유발한다.
특히 가드닝 시 화분에 흙을 섞을 때 쓰는 봉지에 담아 파는 이른바 '포팅 믹스(potting mix)'나 '퇴비(compost)'에서도 균이 증식해 이를 사용할 때 주의해야 한다.
보건 관계자는 포팅 믹스나 퇴비 봉투는 환기가 잘 되는 밖에서 손으로 찢기보다는 가위를 사용해 자르고, 또한 마스크와 장갑을 적절히 착용할 것을 권고했다.
또한 손으로 마스크를 만지지 말며 흙을 뿌린 후에는 먼지가 나지 않도록 그 위에 물을 뿌려주고 작업 후에는 손도 깨끗이 씻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캔터베리 지역 보건 전문가는 작년에 이 지역에서 레지오넬라 감염 환자가 48명 발생했다고 전했는데, 특히 본격적으로 가드닝이 시작되는 11월에 많이 발생했다.
아주 높지는 않지만 사망자도 종종 발생하므로 건강한 젊은이들도 조심해야 하며, 특히 면역력이 약하거나 만성질환을 지닌 노인, 흡연자 등은 더욱 조심해야 한다고 관계자는 덧붙였다.
1976년에 미국 필라델피아에서 있었던 재향군인들의 모임에서 집단으로 발병해 처음 균이 발견되면서 흔히 재향군인회병이라고도 불리게 된 레지오넬라증 질병의 치사율은 5~30%정도로 다양하다.
여성보다는 남성 환자들이 많은데 이 질병에 걸리면 숨이 가빠지고 마른 기침과 함께 고열과 오한이 나며 두통과 근육통, 설사 등이 동반돼 균을 분리하기까지는 다른 질병과 구별이 어렵다.
이에 따라 보건 전문가는 이와 같은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의사를 만나는 한편 자신이 포팅 믹스나 퇴비 작업을 했었다는 사실도 함께 알려야 한다고 충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