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질랜드의 평균 주간 임대료가 2025년 한 해 동안 1.8%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15년 이후 10년 만의 첫 하락으로, 수십 년간 지속돼 온 임대료 상승세가 잠시 멈춘 셈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 현상이 청년층과 저소득층에게 긍정적인 신호가 아니며, 오히려 수요 감소와 인구 유출이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부동산 경제학자 스튜어트 도노번(Stuart Donovan)은 이번 변화를 “수요 충격(demand shock)”과 “공급 충격(supply shock)”이 연달아 일어난 결과라고 설명했다.
뉴질랜드 시민들의 해외 순이동 손실이 2022년 이후 16만2천 명에 달하면서, 렌트 수요가 크게 줄었다. 특히 18~30세 청년층이 38%를 차지하며, 이 연령대가 대부분 임차인이라는 점에서 시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이 현상은 웰링턴에서 가장 뚜렷하게 나타났다. 2025년 지방자치단체 중 웰링턴은 인구가 가장 많이 감소했으며, 그 결과 임대료가 9.7% 하락해 전국 최대폭 감소를 기록했다.
오피스 파트너스(Opes Partners)의 경제학자 에드 맥나이트(Ed McKnight)는 “경기 침체 속에서 많은 임차인들이 이사비용 부담으로 주거 이동을 미루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학업이나 취업난으로 젊은 층이 부모 집으로 돌아가는 경우가 늘면서 임대시장 수요가 더 줄었다.
공급 측면에서는 렌트용 매물 증가가 눈에 띈다. 2025년 트레이드미(Trade Me) 기준 임대 등록 주택 수는 1만2322채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매매가 부진한 가운데 집을 팔기보다 임대로 돌리는 속성주택이나 미분양 아파트가 늘어난 결과다.
도노번은 최근 공급 증가세의 주요 배경으로 전 정권의 고밀도 주거개발 정책(NPS-UD, National Policy Statement on Urban Development)을 꼽았다. 현재 정부도 오클랜드와 크라이스트처치의 용도지역(zoning) 확대와 RMA 개편 등을 통해 공급 확대를 추진 중이다.
이 정책과 2020년대 초 저금리 대출 덕분에 도심형 아파트와 타운하우스 건설이 급증했으며, 현재 이 물량이 시장에 본격 공급되고 있다.
주택가격이 정점 대비 17.6% 하락하고 대출금리가 낮아지면서, 일부 청년층이 주택을 구입하기 시작했다.
2025년 4분기 기준 첫 주택 구매자 비중은 전체 매매의 28.4%로, 2006년 관련 통계 집계 이후 가장 높았다. 이는 곧 임차인 수 감소로 이어져 임대 수요를 더욱 약화시켰다.
표면적으로는 임대료 하락이 생활비 부담 완화처럼 보이지만, 이는 인구 유출·경기 둔화·이동 감소 등 부정적 요인들이 만든 결과다.
도노번은 “진정한 주거 안정은 수요 붕괴가 아니라 지속 가능한 주택 공급 확대를 통해서만 가능하다”며, “임대료와 주택가격이 모두 안정되려면 더 많은 집이 지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Source: thespinof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