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질랜드에서 2025년은 가계와 자선단체 모두에게 어려운 한 해였지만, 크리스마스 시즌을 앞두고도 키위들의 나눔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차일드펀드 뉴질랜드(ChildFund New Zealand)의 조시 파가니(Josie Pagani) 대표는 “가족들이 생활비를 감당하기도 벅찬 상황에서도, 태평양과 그 밖의 지역 아이들을 위해 기부를 이어온 뉴질랜드인들의 연대와 관대함이 다시 한 번 증명됐다”고 말했다.
세계기부지수(World Giving Index)와 각종 국제 분석에 따르면, 뉴질랜드는 기부·자원봉사·타인 돕기 등에서 늘 세계 상위 10~20위권 안에 드는 ‘관대한 국가’로 꼽힌다. 파가니 대표는 “이런 관대함이 어느 정도인지 이해하려면, 우리가 다른 데 얼마나 쓰고 있는지를 함께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보고에 따르면, 뉴질랜드인들은 매년 크리스마스 관련 쇼핑과 선물에 약 18억 뉴질랜드달러를 지출하며, 이로 인해 포장지·비닐·골판지 등 크리스마스 포장재 쓰레기가 급증한다. 전 세계적으로는 반려동물 사료에 쓰이는 비용의 4분의 1만 줄여도, 영유아 영양식 지원 같은 검증된 보건 개입에 연 350억 달러를 투자해 매년 약 420만 명의 생명을 구할 수 있다는 분석도 소개됐다.
뉴질랜드 가정이 크리스마스 크래커에 쓰는 평균 26달러 정도면, 닭을 한 가족에 선물해 1년치 식량 기반을 마련해 줄 수 있다는 비교도 나왔다. 파가니 대표는 “이 숫자들은 우리가 소비 방식을 조금만 바꿔도 얼마나 큰 변화를 만들 수 있는지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세계 인구의 10명 중 1명은 여전히 깨끗한 물에 접근하지 못하고 있다. 키리바시에서는 5세 미만 아동 사망의 10%가 오염된 물과 설사병과 관련돼 있으며, 솔로몬제도에서는 그 비율이 14분의 1 수준으로 추정된다. 솔로몬제도에서 학교에 다니는 어린이 가운데 안전한 식수를 이용할 수 있는 비율은 16%에 불과하다.
차일드펀드 뉴질랜드는 태평양 여러 지역 공동체와 협력해 물 공급 인프라를 개선하고, 아이들과 가족들이 깨끗한 물을 쓸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파가니 대표는 “아이에게 줄 수 있는 최고의 크리스마스 선물은 바로 ‘수도꼭지를 틀었을 때 나오는 깨끗한 물’”이라며 “깨끗한 물이 있으면 아이들은 병에 덜 걸리고, 물을 긷느라 학교를 빠지지 않으며, 부모들은 생계에 더 집중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뉴질랜드도 힘든 시기를 지나고 있지만, 여전히 깨끗한 수돗물조차 가지지 못한 태평양의 수많은 가정에 비하면 상황은 훨씬 낫다”며, 올 크리스마스에는 장난감이나 장식품 대신 ‘깨끗한 물’ 지원과 같은 의미 있는 기부를 선택해 달라고 호소했다.
Source: ChildFund New Zeal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