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질랜드의 부동산 시장 회복이 쉽지 않다는 경제 전문가들의 분석이 나왔다. 키위뱅크(Kiwibank) 수석 이코노미스트 자로드 커(Jarrod Kerr)는 올해 모기지 금리가 꾸준히 하락했음에도 불구하고, 투자자들이 여전히 관망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커 이코노미스트는 중앙은행이 차입 비용을 크게 낮춘 점은 인정하면서도, 이번 금리 인하는 단순히 금융정책 제한을 완화한 수준일 뿐 시장을 활성화시키는 자극책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뉴질랜드 국민의 약 3분의 2가 자가 주택 소유자임을 고려할 때 주택 가격 하락은 소비자 신뢰 하락으로 이어진다. 커 이코노미스트는 한 투자자가 “현재 대출 금리는 약 5%, 임대 수익률은 3~3.5%에 불과해 자본 이득 기대가 어렵기 때문에 투자자들이 선뜻 움직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고 전했다.
그는 “부동산 시장 부진과 투자 수요 약화는 건설 시장 침체로도 이어지고 있다”며 “중앙은행 금리 인하(7~7.5%에서 5%로)는 큰 폭의 조치였지만, 금융 정책의 제한을 해제했을 뿐 경기 부양 효과는 미미하다”고 덧붙였다.
호주와 비교하면 상황이 상이하다. 호주는 지난 6개월간 주택 가격이 지속 상승하고 실업률이 뉴질랜드보다 1% 낮으며 이민자 유입도 활발하다.
커 이코노미스트는 코로나19 시기 뉴질랜드와 호주 중앙은행 모두 과도한 완화정책을 채택하다 이후 급격한 금리 인상을 단행하면서 부작용이 생겼다고 평가했다. 다만, 호주는 경기 후퇴를 강제하지 않았던 반면 뉴질랜드는 상대적으로 강한 긴축을 지속했다는 분석이다.
키위뱅크 이코노미스트 사브리나 델가도(Sabrina Delgado)는 금리가 주택 시장에 아직 너무 높게 형성돼 있고, 이민자 유입 둔화도 시장 성장을 제한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뉴질랜드 중앙은행(RBNZ)은 추가 금리 인하를 예고한 상태다. ASB 은행 수석 이코노미스트 닉 터플리(Nick Tuffley)는 올해 말 공식 현금금리(OCR)가 2.5%까지 내려갈 것으로 예상하며 10월과 11월 두 차례 0.25%포인트 인하를 전망했다.
그러나 여전히 부동산 시장 회복까지는 험난한 여정이 예고된다. 터플리는 “2분기 소매 지출은 소폭 개선됐지만 주택 시장 활동은 여전히 정체되어 있다”며 “재정 정책이 코로나19로 인한 구조적 적자를 검토 중인 정부 기조와 맞물려 있어 경제 부양의 책임은 중앙은행이 져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현 시점에서 여러 경제 요인과 투자자 심리를 고려할 때, 5%대 모기지 금리는 투자자들에게 충분한 유인이 되지 않고 있으며 주택 시장의 본격 회복을 위해서는 추가적 정책 조치가 필요한 상황임을 보여준다.
Source: NZ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