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북섬을 잇는 페리인 ‘아라테레(Aratere)호’가 26년간의 운항을 마치고 마지막으로 쿡해협을 횡단했다.
아라테레호는 8월 18일 오전 11시경 남섬 북부의 픽턴 항구를 출발해 오후 2시 직후 웰링턴에 도착했는데, 입항할 때 예인선이 공중에 물을 뿌리면서 마지막 항해를 기념했다.
승무원들은 승객에게 아라테레호 형상으로 만들어진 하얀색 아이싱이 얹힌 초콜릿 컵케이크를 무료로 나눠주었다.
또한 파란색과 노란색 풍선으로 기념벽을 만들었고 ‘We will miss you’라는 문구도 달았다.
이 선박은 1998년에 스페인에서 건조돼 이듬해 뉴질랜드에 도착해 1974년부터 운행했던 ‘아라티카(Aratika)호’를 대체했는데, 지금까지 5만 3,000차례 항해하면서 500만 명이 넘는 승객을 태웠다.
애초 총톤수가 1만 2,595톤이고 길이가 150m였던 이 배는 2011년에는 183m로 길이가 늘어나고 총톤수도 1만 7,816톤으로 커지면서 승객 650명과 트럭 30대 또는 승용차 230대를 싣고 28량의 철도 화차도 적재할 수 있도록 확장됐다.
지금까지 승객 500만 명 외에 150만 대 이상의 승용차와 50만 대 이상의 트럭을 운송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노후한 선박에서는 여러 가지 문제가 터졌는데, 그중에는 극한 기상 조건에서 선체가 기울어지면서 승객 5명이 가벼운 상처를 입기도 했으며, 프로펠러 하나가 떨어져 나가기도 했고 지난해 6월에는 픽턴 앞바다에서 좌초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아라테레호를 계속 운행하려면 1억 2,000만 달러가 들 것이라면서 운항 정지 계획을 발표했다.
1999년 첫 항해에 동참했고, 이날도 탑승한 한 승객은 운항 중단이 슬프다면서, 어렸을 때부터 페리, 특히 철도 페리에 관심을 가졌던 자기에게는 엇갈린 감정이 섞여 있다고 말했는데, 승객 중에는 이번 마지막 항해에 참여하고자 특별히 여행을 떠나온 이들도 여럿 있었다.
마오리어로 ‘Quick Path’를 의미하는 아라테레호는 운영회사인 키위레일에서 아직 배의 미래를 확정하지 않았으며 결정이 날 때까지 웰링턴 항구에 정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