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질랜드 에너지 효율 및 보존청(EECA)은 주택에 태양광 발전 시스템 설치를 고민하는 이들을 위해 점검해야 할 사항을 담은 새로운 체크리스트를 발표했다.
EECA 수석 고문 가레스 그레튼(Gareth Gretton)은 태양광 설치 결정을 내릴 때 가장 먼저 집의 지붕 상태를 확인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지붕이 태양광 패널 설치에 적합한지, 그리고 얼마나 좋은 상태인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낡고 교체가 필요하거나 앞으로 10~15년 동안 상당한 유지보수가 예상되는 오래된 지붕 위에 새 패널을 설치하는 것은 권장하지 않는다. 이상적으로는 태양광 시스템 수명인 약 30년 동안 별다른 수리가 필요 없는 비교적 새 지붕이어야 한다. 패널은 오랜 기간 지붕에 설치돼 청소 외에는 추가 유지보수가 거의 필요 없다”라고 말했다.
태양광 시스템 규모는 가구의 에너지 사용량에 맞게 결정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뉴질랜드 가정은 8~9개에서 최대 20개 정도의 패널을 설치하는데, 에너지 사용량이 많으면 지붕 면적과 방향이 허용하는 한 더 많은 패널을 설치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패널 10개짜리 시스템은 약 1만 2천 달러 정도 든다.
그레튼 고문은 “중요한 것은 얼마나 많은 에너지를 얼마나 자주 소비하느냐”라며 “그에 따라 다소 크거나 작은 시스템을 선택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가정용 전기 계량기가 전력 ‘역송’(사용하지 않는 전력을 전력망에 되돌려 보냄)이 가능한지 확인해야 한다. 대부분의 태양광 시스템은 사용하지 않은 전력을 전력망에 되돌리며, 전력회사들은 이에 대해 보상하지만 현재 소비자가 구입하는 전기요금보다는 낮은 수준이다.
“현재 사용하는 계량기가 역송을 감당할 수 있는지 미리 점검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설치 후 역송 연결이 불가능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그는 온수 시스템이 제어되는지 여부도 확인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여러 상 전력 시스템을 사용하는 집도 있는데, 단상(single phase)이 가장 설치가 간단하며 단상 인버터를 설치해 전력을 가정 내 회로로 직접 공급할 수 있다. 삼상(three phase)인 경우 단상 인버터를 쓸지, 삼상 인버터를 쓸지를 판단하는 등 복잡한 사항이 있으며, 좋은 설치업체가 소비자에게 적절한 안내를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태양광 인버터가 수요 반응형 시스템(demand flexible systems)과 연동되는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앞으로 점점 더 많은 전력 기기가 스마트하게 작동할 수 있도록 하는 스마트 인버터가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최대 수익을 위해서는 배터리를 포함해 전력을 저장하고 특히 저녁 시간에도 자체 생산 전력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고려해볼 만하다. EECA는 온수 시스템에 타이머를 설치하거나 앱과 가정용 에너지 관리 시스템을 사용하는 등 ‘스마트한’ 에너지 사용으로 태양광 투자의 수익성을 높일 수 있다고 전했다.
그레튼 고문은 “현재 대부분 가정에서 배터리를 설치하는 것이 투자 대비 수익을 크게 높이지는 못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상황이 바뀔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 밖에 주택이 바람이 많은 지역인지, 패널 설치 시 비계가 필요한지, 해안가 인근이라 부식 가능성은 없는지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보통 태양광 패널은 매우 높은 바람 지역까지 설치 가능하지만, 아주 극심한 지역은 전문가와 상담이 필요하다.
한편 웨스트팩(Westpac)은 화요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뉴질랜드가 주요 국가들보다 태양광 발전 도입이 늦은 이유에 대해 논의했다. 뉴질랜드는 역사적으로 원자력이나 화석연료가 아닌 다른 재생에너지원이 주로 전력 생산에 사용돼 태양광 보급이 상대적으로 더뎠다는 설명이다. 반면 유럽연합(EU), 미국, 호주 등은 보조금과 지원 정책에 힘입어 태양광 시장이 일찍 성장했다.
뉴질랜드는 아침과 저녁 출퇴근 시간대에 전력 수요가 최고조에 달하는 반면, 태양광은 이용할 수 없는 시간대라는 점도 태양광 보급을 제한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하지만 최근 급속히 증가하는 태양광 설치 추세는 비용 하락과 기술 혁신, 탄소배출 감축 노력에 힘입은 결과로 분석된다. 2023년 기준 태양광 발전이 전체 전력 생산의 1.3%를 차지했으나, 올해 1분기에는 2% 이상으로 상승한 것으로 추정된다.
보고서는 향후 운송과 난방 전력화, 대규모 데이터센터 등 신규 산업 확장으로 전력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이며, 태양광이 이 수요를 충족하는 데 핵심 역할을 할 것이라 전망했다.
주택용 태양광 설치 비용은 5kW 시스템 기준으로 약 1만 2천 달러 수준으로 대부분 가정에 여전히 부담이 되지만, 2019년 이후 전기요금이 평균 23% 올라 연간 가구당 약 2,400달러를 부담하는 현실에서, 태양광 설치 비용 회수 기간이 5~7년으로 단축되었다고 설명했다.
모기지 대출을 담보로 태양광을 설치할 경우 소비자는 킬로와트시(kWh)당 13센트를 지불하게 되며, 모기지가 없으면 7센트 선으로 떨어진다. 이는 도매 전기요금 약 17센트보다 낮은 수준이다.
Source: RNZ