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정부는 지역 자치단체들의 책임 부담을 줄이기 위해 기존의 건축 허가 제도를 전면 개편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건축 및 건설부 장관 크리스 펭크(Chris Penk)는 현재의 제도가 "느리고 비효율적"이라며 건축 산업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지적했다.
펭크 장관은 “지금까지는 지방 자치단체가 건축 허가와 검사에 대해 모든 결함에 책임을 져야 했기 때문에 허가를 승인하는 데 주저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책임 당사자 중 한 곳이 수리비용을 부담하지 못할 경우 해당 비용이 결국 주민들에게 돌아가는 상황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기존의 ‘연대 책임(joint and several liability)’ 제도를 ‘비율 책임(proportionate liability)’ 제도로 전환한다. 새로운 체제에서는 각 당사자가 자신이 수행한 작업 부분만 책임지게 된다.
펭크 장관은 “건축주들이 문제 발생 시 보호받을 수 있도록, 전문가 배상 보험과 주택 보증 제도 도입 등 호주에서 시행 중인 시스템을 참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호주의 사례에서 긍정적인 교훈을 얻어 우리 제도에 반영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정부는 지역 자치단체들이 자발적으로 건축허가기관(Building Consent Authority, BCA) 기능을 통합할 수 있도록 허용하기로 했다. 펭크 장관은 “현재 전국에 67개에 달하는 다양한 BCA가 저마다 건축법을 해석하는 방식이 달라, 건설업자와 디자이너, 주택 소유주들이 불필요한 행정 절차와 혼란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많은 자치단체가 통합을 희망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건축 검사관과 정보기술(IT) 시스템 등의 자원을 공유해 비용을 절감하고 주민에게 그 혜택을 돌려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NZ 인증 건축업체 관계자들은 이번 변화가 ‘한 세대에 가장 중요한 건설업계 개혁’이라고 평가하며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건설산업연맹(Building Industry Federation) 최고경영자 줄리앙 레이스(Julien Leys)는 이번 비율 책임 제도 도입이 “업계에 엄청난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보험 가입과 감사 절차가 의무화되면서 위험이 분산돼 지방 자치단체들이 소송 공포에서 벗어나 빠르고 효율적인 허가 절차가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레이스 CEO는 현재 너무 많은 BCA가 존재해 일관성이 떨어지는 점을 지적하며, “통합을 통해 전국적인 창구 마련과 신속한 허가 처리가 이뤄질 것”이라 전망했다. 그는 “건축 허가 대부분을 3일 이내 완료하는 목표도 추진 중”이라며 비용과 시간을 줄이는 변화가 업계 전반에 환영받을 것이라 전했다.
아울러 이번 개편에는 높은 자격 요건, 의무 보험, 정기 감사, 불이행에 대한 강화된 벌금 조치 등이 포함돼 ‘누수 주택’ 사태의 반복을 방지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번 개편은 21년 만에 이뤄지는 건축 코드의 대대적인 개혁으로, 건설 비용 절감과 절차 간소화라는 목표 아래 업계의 효율성을 크게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Source: RNZ