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질랜드 경제가 ‘2025년까지 버텨라’는 슬로건과 달리, 실질적 회복은 2026년이 되어야 본격화할 것이라는 주요 은행 이코노미스트의 진단이 나왔다.
Kiwibank의 최신 연간 지역별 보고서에 따르면 전국 평균 경제점수는 10점 만점에 3점에서 4점으로 소폭 상승했다. 사우스랜드와 오타고는 5점으로 상대적으로 가장 좋았으며, 오타고는 국제관광 회복과 고용 증가가 뒷받침됐다.
반면 노스랜드, 타라나키, 기즈번 등은 오히려 후퇴했다. 특히 타라나키는 전국에서 가장 큰 폭(8%)의 고용 감소를 기록했고, 노스랜드는 건축 허가가 두 자릿수 비율로 줄었다. 소매 판매 역시 대부분 지역에서 지난 10년 평균을 하회하며, 저조한 가계 신뢰가 소비 위축을 유발하고 있다.
웰링턴은 -3.3%로 가장 큰 연간 하락폭을 보였으나, 점수는 2에서 3으로, 오클랜드는 3에서 4로 각각 개선됐다.
Kiwibank 수석 이코노미스트 재러드 커(Jarrod Kerr)는 “웰링턴과 오클랜드 모두 평균 이하이며, 사우스아일랜드도 최상위 점수가 5점에 불과할 정도로 전체 분위기가 우울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실제로 전국적으로 다소 개선되는 지역이 있지만, 전반적인 상황은 여전히 좋지 않다”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지금까지 시행된 기준금리 인하가 경기 반전을 이끌 만큼 충분하지 않았음을 시사한다. 커 이코노미스트는 “지금 우리는 불황에서 간신히 기어나오는 중이지, 확실하게 회복구간에 들어선 것은 아니다”라며 “아직 전국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호주 경제는 뉴질랜드보다 훨씬 강하다”며, “호주의 실업률이 약 4%인 데 반해 뉴질랜드는 5%를 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뉴질랜드가 더 공격적으로 금리를 인상하고, 인플레이션 억제에 초강수 정책을 펼친 영향이 크다고 진단했다. “지난해 뉴질랜드 중앙은행은 인위적 경기침체(리세션)를 공표하며 공격적으로 경제를 압박했다. 호주는 그런 식으로 경기를 바닥에 내리꽂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커 이코노미스트는 많은 국민들이 지난해만 해도 올해만 ‘버티면 괜찮아진다’고 기대했으나, “올해 절반이 지났지만 실제 개선 폭은 매우 제한적”이라며 아쉬움을 표했다. “우리는 올해 하반기 모기지 금리 인하가 가계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면서 경기 회복이 본격화하길 바랐지만, 점점 2026년으로 회복 시점이 늦춰지는 양상”이라고 전했다.
요약하면, 뉴질랜드는 여전히 극심한 경기 침체 여파에서 서서히 벗어나고 있지만, 가계 및 기업의 체감 경기는 더딘 회복만을 경험하고 있다. 중앙은행의 금리 정책과 소비 부진, 노동시장 약세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실질적 경제 회복세는 2026년에나 가시화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Source: RNZ