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질랜드 여권 디자인이 2027년 말부터 변경되어, 앞면 표지에 있는 영어 문구가 마오리어 문구보다 위에 오르게 된다.
2021년부터 새로 발급된 여권은 기존과 달리 은색 글씨로 “Uruwhenua Aotearoa(아오테아로아 여권)”가 “New Zealand Passport(뉴질랜드 여권)” 위에 위치해 있었다.
내무부 장관 브룩 밴 벨든은 어제 미래 여권에서는 영어 문구가 마오리어 위로 올라가게 될 것이라고 확인했다. 이는 “영어가 뉴질랜드 국민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언어라는 연립정부의 입장을 반영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새로운 디자인은 올해 말 공개될 예정이며, 예정된 보안 업그레이드의 일환으로 진행되어 여권 소지자에게 추가 비용은 발생하지 않는다. 새 디자인이 적용된 여권은 기존 재고가 모두 소진된 후 2027년 말부터 발급될 예정이다.
내무부 대변인은 2027년 말을 목표로 여권 개정 작업이 진행 중이라고 RNZ에 전했다.
ACT당은 이번 변경을 환영하며, “납세자 부담 없이 영어가 마오리어보다 앞서 표기되는 것을 복원했다”고 소셜 미디어에서 밝혔다.
반면, 2021년 내무부는 여권 디자인이 “독특하여 자랑할 만하다”며, 마오리어가 표지와 전반에 걸쳐 더욱 눈에 띄게 사용된 점을 부각한 바 있다.
이번 변경은 연립정부가 공식 소통에서 영어를 우선시하려는 의도의 일환이다. 뉴질랜드퍼스트당과 국민당의 연립 합의서에는 공공기관 명칭의 주된 사용언어를 영어로 하며, ‘특별히 마오리와 관련된 기관’ 외에는 영어를 주로 사용하는 것을 명시했다. 또한 뉴질랜드퍼스트당은 영어를 뉴질랜드의 공식 언어로 만드는 약속도 포함시켰으나 아직 실현되지는 않았다.
한편, 지난 수요일 국회의원 윈스턴 피터스(뉴질랜드퍼스트 당수 겸 외교부 장관)는 국회 질의 시간에 녹색당이 ‘Aotearoa New Zealand(아오테아로아 뉴질랜드)’라는 용어를 사용한 데 대해 반대하며, “그런 나라는 없다. 뉴질랜드라는 이름은 모든 공식 문서와 유엔 등에 등록되어 있다”라고 주장했다.
스피커 제리 브라운리 의원은 피터스 의원에게 “합리적인 방식으로 답변할 것”을 요구하며, 올해 3월 본인의 판결을 언급하며 “국회의원들이 ‘Aotearoa New Zealand’라는 표현을 사용하는 것은 부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또한 뉴질랜드 지명위원회에서도 해당 명칭을 공식적으로 인정·사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피터스 의원은 이후 지명위원회가 국가명 변경 권한이 없다는 이유로 이 문제 재고를 요청했으나, 브라운리 의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브라운리 의원은 “Aotearoa라는 단어는 뉴질랜드 여권에도 정기적으로 사용되고 있으며, 외교부 장관이었던 피터스 의원도 여러 해 동안 해외에서 우리 여권을 제시하면서 그 사실을 문제 삼은 적이 없다”며 “과거 정부도 아무런 반대나 이의 제기를 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Source: RNZ