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질랜드의 휘발유 가격이 최근 상승세를 보이는 가운데,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긴장 고조로 인해 앞으로 주유 비용이 10~15% 추가 상승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연료 가격 앱 Gaspy의 마이크 뉴턴은 “최근 미국의 이란 공격,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 위협 이전에도 이미 가격이 오르고 있었다”며 “지난주에만 91 옥탄 휘발유 가격이 4센트 올랐다”고 밝혔다. 그는 “아직 실제 공급 차질이 본격화되기 전이지만, 투기적 움직임이 가격을 끌어올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뉴턴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초기와 비슷한 상황이 올 수 있다. 당시 3주 만에 리터당 35센트가 급등했다”고 덧붙였다.
인포메트릭스의 브래드 올슨 대표는 “이번 주(뉴질랜드 시간 기준) 국제 유가가 3% 올랐지만, 예상보다는 완만한 상승”이라고 평가했다. 웨스트팩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켈리 에크홀드는 “지난 2주간 국제 유가는 14% 상승했지만, 6월 13일 기준 정부 공식 통계에는 아직 이 영향이 반영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는 시장이 관망세지만, 유가 흐름대로라면 휘발유 가격이 10~15% 추가 인상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ANZ의 마일스 워크먼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유가 변동성은 과거에 비해 크지 않다”면서도 “미국이 순수출국이 된 만큼, 유가가 오르면 셰일오일 생산이 늘어나 가격 상한선 역할을 할 수 있다. 다만 그 상한선이 어디인지는 불확실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뉴질랜드는 마스덴포인트 정유소 폐쇄 이후 연료를 전량 수입하고 있어, 환율이 휘발유 가격에 미치는 영향도 커졌다. 워크먼은 “지정학적 불안이 커지면 뉴질랜드 달러가 약세를 보일 수밖에 없고, 이는 수입 휘발유 가격을 더욱 끌어올린다”며 “유가 상승과 환율 하락이 겹치는 ‘이중 충격(double whammy)’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2022년 중반 리터당 3.16달러까지 올랐던 91 옥탄 최고가에 비해, 최근 가격은 2.66달러 수준으로 소폭 하락했지만, 앞으로 상황에 따라 다시 최고가를 경신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워크먼은 “휘발유 가격 상승이 전반적인 물가와 기대 인플레이션에 영향을 미치면, 중앙은행이 기준금리 인하를 미루거나 추가 인상을 검토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Source: RNZ