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내부 조사 결과, 순직한 경찰관 린 플레밍 사건과 관련된 정보 파일을 정당한 사유 없이 열람한 직원이 50명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플레밍은 올해 1월 1일 새벽, 넬슨에서 순찰 중이던 중 동료 아담 램지 경사와 함께 차량에 치이는 사고를 당했다. 플레밍은 당시 62세로, 병원으로 이송되었으나 숨졌고, 램지 경사는 중상을 입었다.
플레밍은 뉴질랜드 역사상 임무 수행 중 사망한 첫 여성 경찰관이자, 넬슨에서 근무 중 순직한 첫 경찰관이다.
이 사건과 연루된 32세 남성이 살인 및 살인미수 혐의로 기소되어 있으며, 그는 혐의를 부인하고 오는 8월 다시 법정에 설 예정이다.

▲2025년 1월 1일 근무중 순직한 린 플레밍 경찰관
경찰 내부 감사, 정보시스템 남용 적발
플레밍 사망 수 주 후, 경찰은 국가정보시스템(National Intelligence Application, NIA)의 무단 사용 여부에 대한 감사를 착수했다. NIA는 사건 및 범죄 정보뿐 아니라 일반 시민 관련 민감한 정보를 포함하고 있어, 모든 접근은 업무상 정당한 사유가 있어야 하며 기록 및 감사를 통해 추적된다.
1월 감사 이후, 경찰 부국장 타니아 쿠라는 직원들에게 보낸 내부 메모를 통해 “놀랍고 유감스럽게도 넬슨 사건 관련 파일을 무작위로 조회한 사례들이 확인되었다”며, "NIA의 무단 사용은 절대 용납되지 않으며, 전담팀이 징계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2025년 NIA 오용된 사례 76건, 경찰 116명 조사 받아
NZME에 공개된 공식 정보법(Official Information Act) 요청에 따르면 2025년에 NIA가 오용된 사례는 총 76건이었다.
내부 감사의 일환으로 총 116명의 경찰 직원이 조사를 받았으며, 76명의 직원이 파일에 접근할 정당한 사유가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경찰 대변인은 플레밍 사건과 관련하여 시스템을 오용한 직원 50명이 미해결 사건 관련 정보 로그가 저장된 사건 파일과 용의자의 파일에 모두 접근했다고 밝혔다. 파일에 부적절하게 접근한 직원 50명 전원에게 경고가 내려졌다.
경찰 대변인은 “이번 감사를 통해 NIA 사용은 반드시 적절한 사유에 의해서만 이뤄져야 한다는 점을 전 직원에게 재확인시켰다”고 밝혔다.
뉴질랜드 경찰협회(New Zealand Police Association) 회장 크리스 케이힐은 “조사 결과는 다소 놀라운 수치이나 우려할 수준은 아니다”라며, “대부분이 혹시 알고 지내던 동료가 아닌지 확인하려는 의도였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케이힐은 과거 오클랜드 경찰 매튜 헌트 순직 사건 때도 유사한 조회 증가가 있었을 가능성을 언급하며, “매년 수십만 건의 NIA 조회가 이뤄지는 것을 감안하면 이 정도 수준은 관리되고 있는 편”이라고 덧붙였다.
케이힐 회장은 또한 “경고는 결코 가벼운 처벌이 아니며, 경우에 따라 해고 직전 단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형사처벌, 가능성 있지만 드물어
NIA 무단 사용은 형사처벌 대상이 될 수도 있다. 대표적 사례로는 경찰 직원 케일라 왓슨이 시스템 내 파일을 촬영해 친구에게 페이스북 메신저로 보낸 혐의로 사회봉사 80시간 형을 선고받았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례는 경고나 내부 징계로 마무리되며, 데이터베이스 이용 약관 위반으로 형사 고발된 경찰 직원은 거의 없다.
참고로, 2023년에는 총 79건의 NIA 오용 사례가 발생했으며, 그중 형사 고발된 사례는 단 1건뿐이었다. 나머지 대부분은 경고 또는 성과 조치로 처리되었다.
2024년에는 NIA 오용 사례가 65건 발생했으며, 이 역시 대부분 유사한 방식으로 해결되었다.
지난 3년간 NIA 애플리케이션 무단 사용 사례 220건 중 54건은 아직 조사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