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10개월 전에 그야말로 피골이 상접한 채 구조됐던 한 마리 암말이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망아지를 낳아 주변 사람들을 기쁘게 했다. ‘헤이즐(Hazel)’이라는 이름의 이 2년생 암말은 작년 11월에 베이 오브 아일랜드의 외딴 지역에서 제대로 먹지도 못해 갈비뼈가 앙상하게 드러나는 등 영양실조로 거의 죽기 직전에 이를 목격한 주민의 신고로 지역의 동물학대방지협회(SPCA)에 의해 구조된 바 있다.
당시 헤이즐은 다리까지 심하게 다쳐 힘줄이 밖으로 드러날 정도였으며 언론에 소개된 참혹한 사진은 주민들에게 공분을 일으켰었는데, 이 지경이 되도록 헤이즐을 방치했던 주인이 누구인지는 아직 알 수 없지만 만약 확인되면 처벌을 피할 수 없게 된다.
헤이즐은 이후 새 주인인 케리 러브(Kerry Love)를 만났는데, 러브는 며칠 전 새벽에 헤이즐을 보러 목장에 갔다가 그 옆에 헤이즐이 낳은 망아지가 함께 서있는 것을 보고 깜짝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그녀는 이제 겨우 회복되고 있었던 헤이즐이 뱃속에 새끼까지 품고 있으리라고는 생각도 못했다고 전하고, 헤이즐도 마찬가지였겠지만 자신 역시 당시 상황이 극히 안 좋았을 때 트레이드미에 올라온 헤이즐을 보고 둘이 운명적으로 만났었다면서, 이제는 엄마까지 된 헤이즐을 감격스러워했다.
헤이즐은 구조 이후 수의사로부터 치료를 받았는데 이틀마다 마누카우 허니가 포함된 붕대를 갈아야 하는 등 다리를 치료하는 데만 5개월이나 걸렸으며 당시 헤이즐을 먹이고 치료하기 위해 기부금도 모금된 바 있다.
헤이즐을 구조하고 돌보는 데 관여했던 지역 SPCA 관계자도 헤이즐이 새끼를 낳았다는 소식에, 어떤 사람이 죽기 직전에 구조됐던 말이 지난 11개월 동안 새끼를 배고 있었을 것으로 생각했겠냐고 반문하면서, 뜻밖의 낭보에 반가움을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