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적인 방법으로 사람들을 현혹시켜 뉴질랜드로 불러들여 노동력을 착취한 피지 출신의 한 남성이 법정에서 인신매매 혐의 등 다양한 죄목으로 재판을 받고 있다.

최근 오클랜드 고등법원에서는 파로즈 알리(Faroz Ali, 46) 피고인에 대한 심리가 계속 진행 중인데, 그는 뉴질랜드 역사상 처음으로 ‘인신매매(human trafficking)’에 대한 혐의를 받고 있으며, 이미 여러 가지 혐의에 대해서는 유죄 평결을 받은 바 있다.

그는 피지에서 여행사를 운영하는 여자 형제 등 인척들을 이용해 취업을 원하는 현지인들을 대상으로 가짜 서류를 동원하고 과장되거나 허위의 취업 조건을 제시한 상태에서 이들을 입국시키는 범죄를 저질렀다.

그는 또한 방문비자를 받고 입국한 이들을 취업시키면서 최저임금이나 휴일수당 등 제대로 된 임금을 아예 지급조차 하지 않거나 일부만 지급하는 등 노동법을 위반한 행위들도 여러 건 적발된 바 있다.

그는 이미 15개의 인신매매 관련 유죄 평결을 받았으며 이외에도 자신이 입국시킨 사람들에게 비자 조건의 위반하도록 부추기는 등 업무를 교사한 혐의와 노동력을 착취하는 등 16개의 또 다른 혐의에 대한 유죄 평결도 받은 상태이다.

재판 기록에 따르면 이들은 신청자들에게 시간 당 17 달러의 임금을 제시했으며 이 같은 감언이설에 속은 수많은 현지인들이 남들에게 빚을 내 적게는 수백 달러에서 많게는 수 천 달러까지의 비용을 일당에게 지불하고 뉴질랜드로 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알리는 이들 피해자들이 뉴질랜드로 손쉽게 입국할 수 있도록 국내에 실제로 살고 있지도 않은 친척이나 친구를 만들도록 시키기도 했으며, 피해자들에게는 한 겨울에 담요나 매트리스조차 없는 방에서 함께 지내도록 했다는 사실도 함께 밝혀졌다.

결국 경제적으로도 피지 현지에서 매우 어려운 형편에 있었던 이들 피해자들은 뉴질랜드 드림을 이루려 했다가 꿈을 이루기는커녕 알리 일당에게 속아 고스란히 돈만 떼인 채 출국해야 하는 신세가 됐다.

이번 사건은 뉴질랜드 사법 사상 처음으로 인신매매 혐의가 적용돼 언론의 관심을 끄는 가운데 알리에 대한 선고 재판은 오는 10월 18일(화) 오클랜드 고등법원에서 열리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