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뉴질랜드에 사는 20대 한인 자매가 나란히 구(區)의원에 당선돼 현지 정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14일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 시의회에 따르면 지난 8일(이하 현지시각) 치러진 지방의회 선거에서 한인 2세인 린다 천(27·한국명 주다은)·캐서린 주(20·주영은) 자매가 각각 헤어우드·리카튼 선거구에서 출마해 두 사람 모두 상대 후보들을 누르고 당선의 영예를 안았다.
동생 주 씨는 크라이스트처치 시의회에서 최연소 구의원으로 기록됐다. 이들은 오는 26일 3년 임기로 취임한다.
이들 자매는 한국인 부모 아래 태어난 뉴질랜드 시민권자로, 현지 주류 사회로 진출해 인맥을 쌓는 동시에 한인회에서도 꾸준히 활동하며 표심을 얻었다.
언니인 천 씨는 5살이던 1995년 부모와 함께 뉴질랜드에 이민했으며, 중국계 뉴질랜드인 남편과 결혼해 성을 바꿨다. 대학에서 경제학을 전공한 뒤 금융 분야에서 경력을 쌓았고, 시청과 국회의원 사무실 등에서 일한 것을 계기로 정치인의 꿈을 키웠다. 동생 주 씨는 뉴질랜드에서 태어나 고등학교 조기 졸업으로 이른 나이에 대학 졸업장을 따고 사회에 진출했다. 과장급 은행원으로 재직 중이며, 지역 봉사회의 권유로 출마를 결심했다.
천 씨는 "지역 주민의 안전과 미래에 진정한 관심을 두고 봉사하는 구의원이 되겠다"면서 "한인 사회를 위해서도 열정과 패기를 갖고 봉사하고자 한다"고 포부를 밝혔다.
주 씨는 "지역 사회에 봉사한다는 각오로 이웃 주민과 함께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데 최선을 다하고 싶다"면서 "뉴질랜드에서 태어났지만 한국인으로서 자부심을 가지고 지역 사회에 한국 문화를 알리는 일도 게을리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크라이스트처치는 뉴질랜드에서 3대 도시로 꼽히며 인구는 35만여 명이다. 한인은 한때 5천여 명에 달했으나 2011년 대지진 여파로 감소해 현재 3천여 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인 구의원으로 윤용제 씨가 2004년 당선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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