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14일(일) 새벽 0시 2분 56초에 규모 7.5의 강한 지진이 발생한 진원지는 북부 캔터베리에 위치한 작은 마을인 쿨버든에서 북동쪽으로 15km 떨어진 산악 지역의 지하 15km 지점이다.
진원은 또한 크라이스트처치 시민들을 비롯해 많은 국내외 관광객들이 연중 즐겨 찾는 온천 휴양지인 핸머 스프링스(Hanmer springs)로부터 동남쪽으로 30여 km 가량 떨어진 곳이다.
이에 따라 세계의 각 언론에는 남섬의 가장 큰 도시인 크라이스트처치에서 북쪽 91km 지점이라고 일제히 보도됐으며, 국내 언론들에서는 대부분 핸머 스프링스 인근에서 강진이 발생한 것으로 보도됐다.
국내 지진 연구기관인 지오넷(Geonet) 역시 최초 보고에서는 핸머 스프링스 남동쪽 20km 지점의 지하 16km라고 발표했으나, 당일 새벽 3시 무렵부터 규모가 6.6에서 7.5로 상향되면서 위치와 깊이 역시 쿨버든 지역을 중심으로 변경됐다.
이로 인해 국내의 각 언론 보도매체들 간에도 한때 혼선이 빗어졌는데, 쿨버든과 핸머 스프링스 모두 행정구역상으로는 후루누이 디스트릭 카운실(Hurunui District Council)에 속해 있다.
쿨버든 인구는 가장 최근 자료상으로 5백 여명 정도로 알려졌는데, 1800년대 말부터 1930년대까지는 이곳과 크라이스트처치를 잇는 철도가 운행되기도 했다.
현재 크라이스트처치에서 국도 1호선과 7호선을 이용해 차량으로 1시간 가량이면 도착하는데, 마을 안에는 서너 개의 카페와 작은 슈퍼가 하나 있어 평소 핸머를 찾는 운전자들이 중간에 들러 잠시 휴식을 취하곤 하는 곳이다.
이곳에서 7호선 국도로 계속 북서쪽을 향해 달리면 핸머 스프링스, 또는 루이스(Lewis) 패스를 넘어 서해안이나 북쪽의 넬슨으로 향할 수 있는데, 쿨버든은 이와 함께 북동쪽 동해안인 카이코우라 방향으로 향하는 국도 70호선이 갈라지는 분기점이기도 하다.
이번 지진은 국도 70호선 구간 중 로더엄(Rotherham)의 동쪽 인근 지역에서 발생했으며, 이곳과 인접한 북쪽 산악 지역에는 마운트 라이포드(Mt. Lyford) 스키장이 자리잡고 있다.
이번 진원지 인근 산악지역은 이보다 남쪽의 서던 알프스로부터 시작돼 북섬의 웰링턴 지역으로 향하는 알파인 단층(Alpine fault)에서 몇 개 단층들이 갈라져 나오는 곳으로 진원지는 그 중 특히 특히 호프(Hope) 단층과 인접해 있다.
(사진은 쿨버든 마을 전경과 단층대의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