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질랜드에서 107년 역사를 자랑하는 가전·가구 전문 소매 체인 스미스시티(Smiths City)가 2025년 9월 2일 자발적 관리(Voluntary Administration)에 들어가면서 전국 9개 매장과 온라인몰을 일시 폐쇄했다. 관리인은 크라이스트처치 소재 BDO 컨설팅의 Colin Gower와 Diana Matchett가 맡았으며, 회사는 매출 급감과 누적된 재정 압박을 공식 사유로 밝혔다.
스미스시티는 일시 폐쇄 이후 8개 매장을 ‘대규모 청산 세일’ 형태로 제한 재오픈했으나, 환불과 보증은 대부분 적용되지 않아 소비자의 주의가 요구된다. 관리인은 기프트카드 무효, 환불 및 교환 불가, ‘본 상태(as-is)’ 판매, 보증 제외 등의 조건을 명시했고, 계약금 고객에게는 개별 연락이 진행 중이다. 대다수 매장은 재고 및 기간 한정 세일을 진행하고 있다.
스미스시티 사태는 단일 기업 부실을 넘어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전자상거래와 저가 수입품 증가에 직면한 뉴질랜드 소매업계의 구조적 위기를 상징하고 있다. 같은 기간, 가전유통업체 키친 씽즈(Kitchen Things)도 8월 20일 수령(Receivership)에 들어가 ‘Significant Liquidation Sale’을 알리며 어려움을 겪고 있다.
2025년 6월 분기 통계에 따르면, 뉴질랜드 소매 판매량은 전기 대비 소폭 상승했으나 재고 총액은 감소해 낮은 마진과 재고 축소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이에 소비자 심리는 위축돼 대형 내구재 구매는 부진한 상태로, ANZ-Roy Morgan 지수는 8월 92.0까지 하락했다.
8월 20일 뉴질랜드 준비은행(RBNZ)은 기준 금리를 3.00%로 25bp 인하했으며, 추가 인하 여지도 남아 있다. 금융 완화가 기대되는 가운데 소비심리와 고용·소득 안정이 동반돼야 실질 회복이 가능하다.
하지만 중소 소매업체들은 IRD(국세청)의 체납 집행이 강화됨에 따라 자금 압박이 심해, 2025년 상반기 기업 청산 건수가 전년 대비 26% 증가했다. 특히 현금흐름이 불안정한 업체들의 생존이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소매업계가 무너지는 배경에는 다음 다섯 가지 구조 변화가 꼽힌다.
·초저가 해외직구 플랫폼(Temu, Shein 등)의 급성장으로 국내 저가 시장을 강타함
·오클랜드에 12월 4일 IKEA 1호점 개장 예정, 규모의 경제와 가격 경쟁 재편
·소매 범죄와 보안 비용 상승, 정부는 절도 처벌 강화 및 보안 지원에 나섬
·임차료는 보합이나 고정비 부담과 수요 부진으로 경영 악화 지속
·IRD 세무 집행 강화로 단기 유동성 부족 심화, 청산·관리 건수 급증
전문가들은 스미스시티 사태를 통해 가격 경쟁력을 넘어 신뢰와 서비스, 경험 중심의 총체적 가치 제공이 뉴질랜드 소매업의 생존 전략임을 다시 확인했다. 금리 인하와 성수기 효과가 뒷받침된다면 하반기 완만한 회복도 기대되지만, 신뢰와 효율을 갖춘 기업만이 다음 시장 사이클의 승자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