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호주와 뉴질랜드에서 50세 미만 젊은 층의 대장암(결장직장암) 발병률이 급증하고 있어 보건 당국과 전문가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두 나라 모두 전체 대장암 발생률은 감소 추세지만, 젊은 층에서의 증가세는 뚜렷하다. 특히 호주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젊은 층 대장암 발병률을 기록하고 있으며, 뉴질랜드 역시 유사한 경향을 보이고 있다.
호주에서는 1990년대 이후 50세 미만의 대장암 발병률이 연평균 8%씩 증가하고 있다. 특히 15~24세 연령대에서는 지난 30년간 발병률이 266%나 급증했다. 현재 호주에서 대장암은 25~44세 남성에게 가장 치명적인 암이며, 여성에게는 두 번째로 치명적인 암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증가세는 주로 1990년대 이후 출생자에게서 두드러지며, 이들은 1950년대 출생자보다 대장암 발병 위험이 최대 3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호주 정부는 이러한 추세에 대응하기 위해 국가 대장암 검진 프로그램의 시작 연령을 기존 50세에서 45세로 낮췄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 연령을 더 낮춰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뉴질랜드에서도 2000년부터 2020년까지 50세 미만의 대장암 발병률이 10년마다 평균 26% 증가했다. 특히 마오리족의 경우, 같은 기간 동안 발병률이 10년마다 36% 증가하여 전체 인구보다 빠른 증가세를 보였다.
현재 뉴질랜드의 대장암 검진 프로그램은 마오리족은 50세부터, 비마오리족은 60세부터 시작된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검진 시작 연령을 45세로 낮춰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젊은 층 대장암 발병률 증가의 정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다음과 같은 요인들을 추정하고 있다:
·서구화된 식습관: 고지방, 저섬유질 식단과 가공식품의 과도한 섭취
·비만과 운동 부족
·어린 시절의 항생제 사용과 장내 미생물군 변화
·환경적 요인: 미세플라스틱, 식품 첨가물, 농약 노출 등
또한, 젊은 환자들은 증상이 있어도 의료진으로부터 "너무 젊어서 암일 리 없다"는 반응을 받으며 진단이 지연되는 경우가 많다. 이로 인해 진단 시점에는 이미 암이 진행된 상태인 경우가 많아 치료가 어려워진다.
전문가들은 다음과 같은 대응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검진 시작 연령을 45세로 낮추어 조기 발견을 유도
·젊은 층의 증상에 대한 의료진의 인식 개선
·대중을 대상으로 한 대장암 증상 교육 강화
·장내 미생물군 변화 등 원인 규명을 위한 추가 연구
호주와 뉴질랜드 모두 젊은 층의 대장암 발병률 증가라는 공통된 문제에 직면해 있다. 이러한 추세는 단순한 통계 이상의 의미를 가지며, 조기 검진과 인식 개선을 통해 대응해야 할 시급한 보건 과제이다. 특히 뉴질랜드에서는 마오리족 젊은 층에서의 발병률 증가가 두드러져, 형평성 있는 보건 정책이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