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월 23일 남섬 내륙을 달리던 증기 기관차인 ‘킹스턴 플라이어(Kingston Flyer)’ 열차가 사우스랜드의 페어라이트(Fairlight)에서 멈추자, 약 70명의 산적이 들이닥쳤다.
승객들은 총을 들이댄 강도들에게 강탈당하기 시작했는데, 물론 이는 실제 사건이 아니고 기금을 마련하는 연례 이벤트였다.
연례 ‘버치우드 헌트(Birchwood Hunt)’ 모금 행사를 위해 에어(Eyre) 산맥에서 말을 타고 주말 트레킹을 즐긴 산적들은, 1975년 캐드버리의 인기 TV 광고인 ‘그레이트 크런치 열차 강도(Great Crunchie Train Robbery)’를 따라 하는 행사를 열었다.
행사 주최자는 웨스턴 사우스랜드 농장에서 ‘가시금작화(gorse)’를 제거하거나 도는 트랙터를 몰던 중 아이디어를 떠올렸다고 말했다.
그는 보통 농장에서 가시금작화를 제거하거나 트랙터를 모는 등 할 일이 별로 없을 때면 이런저런 생각이 떠오르고 때로는 즐거운 일도 생기고는 한다고 말했다.
모금 활동에 참여한 모든 사람은 카우보이나 아메리카 원주민 또는 성직자 복장을 차려입었다.
열차가 도착하자 곧바로 산적들이 올라타 승객들이 가진 금화를 강탈하면서 버치우드 헌트 단체를 위한 기금을 마련하기 시작했다.
산적들은 기부 대가로 금빛으로 포장한 초콜릿을 주었는데, 행사 관계자는 강탈을 당하면서도 즐겁게 웃지 않는 얼굴이 하나도 없었다고 말했다.
한편, 행사가 벌어진 곳은 인근 도로를 따라 테아나우(Te Anau)로 가는 사람들에게는 훌륭한 사진 촬영 명소인데, 이번 행사를 통해 수천 달러가 모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