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질랜드 싱크탱크 New Zealand Initiative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전국 8개 대학에서 ‘A’ 성적 비율이 2006년 22%에서 2024년 35%로 급증했다. 특히 코로나19 시기 오클랜드대학교에서는 거의 절반에 가까운 성적이 ‘A’ 등급으로 분류됐다.
이 보고서의 공저자 제임스 키어스테드 박사는 “학생들의 학업 능력이 향상되었다기보다는 대학 내 체계적 압력, 특히 학생 수에 따른 자금 지원 구조가 높은 성적 부여를 촉진한 결과”라며 “등록 학생 수를 줄이지 않기 위해 교수들이 높은 점수를 주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익명의 대학 강사들은 과제 제출 시 ‘적절한 시도’를 한 학생들에게 무조건 통과 점수를 주거나 높은 점수를 부여하라는 지침을 받았다고 증언했다. 한 대학에서는 학생 80% 이상을 통과시키라는 암묵적 압력도 있었다.
성과가 객관적 지표로서의 역할을 상실하면서, 고용주들은 대학 성적을 신뢰하지 않고 별도의 채용 시험을 실시하는 등 문제점이 심화되고 있다.
미국과 영국에서도 비슷한 성적 인플레이션 현상이 나타났으며, 이로 인해 학점 평가에 대한 신뢰가 위태로워졌다. 심리학자 더글러스 일리프 교수는 “실패가 불가능해지면 성공의 의미도 사라진다”며 “진정한 성취에 대한 자부심을 회복하려면 엄정한 평가 문화가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키어스테드 박사는 “만약 근본적인 동기 부여 구조가 바뀌지 않는다면 뉴질랜드 대학도 미국처럼 ‘A’ 성적이 대세가 되는 상황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Source: RNZ