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섬의 하천에서 발견하는 애완용 거북이 점점 늘면서 이들이 토종 동식물에 미칠 영향에 대한 걱정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
남섬 유일의 거북이 구조 단체는 이미 정원이 꽉 찼는데, 이곳에서는 지난 8년간 길 잃은 거북 100마리 이상을 구조했다.
크라이스트처치에서 거북 구조를 거의 20년간 해온 도나 무트(Donna Moot)는, 현재 소머필드(Somerfield)의 방 3개짜리 집에서 약 80마리를, 그리고 다른 곳의 대형 특수 연못에서 입양을 기다리는 30여 마리를 기르고 있다.
그는 거북이 겨울잠에서 깨어나면서 앞으로 몇 달간 일어날 일이 걱정스럽다면서, 수조와 연못은 가득 찼고 아픈 거북도 몇 마리 있어 특별한 보살핌이 필요지만 원하는 만큼 새집을 마련해 주지도 못하고 어디에 더 맡겨야 할지도 모르겠다고 전하고, 하지만 이 일을 해줄 사람도 없어서 어쩔 수 없이 데리고 와야만 한다고 사정을 전했다.
그는 최근 몇 년간 캔터베리의 강과 개울 대부분에서 길 잃은 거북이가 잡혔고 넬슨이나 인버카길처럼 먼 곳에서도 왔는데, 사람들은 거북을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몰라서 수로에 잔인하게 풀어주고 있다면서, 트레이드 미에서 50센트짜리 아기 거북을 사면 거북이 자라서 50년 넘게 살 거라는 정보가 전혀 없고 이 문제는 점점 더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태즈먼 시청의 생물보안 책임자는 지난겨울 홍수 이후 타파웨라(Tapawera) 폐수 처리 시설의 필터에서 ‘붉은귀거북(red-eared slider turtle)’이 발견됐지만 어떻게 그곳까지 왔는지 아무도 모른다면서, 어떤 집의 연못에 있던 거북을 잃어버렸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큰 노력 끝에 타카카(Tākaka) 근처 킬라니(Killarney) 호수에서 또 다른 거북을 잡았다면서, 포획이 쉽다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몇 년을 노력하다가 타카카에 있는 한 사람이 매일 덫에 미끼를 넣어줘 결국엔 잡을 수 있었다고 전했다.
또한 잡힌 거북이 큰 접시만해 새집을 마련해 줄 수도 없어 결국 안락사했다면서, 시청은 리치먼드의 베리필즈(Berryfields)를 가로지르는 보크(Borck) 개울에 사는 2마리의 붉은귀거북을 잡으려고 노력해 왔다고 말했다.
자연보존부(DOC) 전문가는, 느리기로 소문난 녀석들이 아주 잘 기어 올라가 도망치기도 하고 꽤 빨리 달리기도 하며, 겁을 먹으면 물속으로 도망가 잡는 게 매우 어렵다고 말했다.
국제자연보전연맹(IUCN)은 붉은귀거북을, 생물학적 다양성이나 인간 활동에 미치는 심각한 영향과 생물학적 침입의 문제를 보여주는 중요한 사례로 들면서, 세계 최악의 침입종 100종 중 하나로 분류했다.
전문가는 붉은귀거북이 국내에서 꽤 오래 문제가 됐으며 기온 상승으로 개체 수가 급증할 수 있다면서, 야생에서 알을 낳는다는 증거는 있었지만 새끼가 부화하려면 55~80일간 22~33C를 유지해야 하고 28C 미만일 때는 수컷만 태어난다고 설명하고, 기온이 오르면 상황이 바뀔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거북이 토종 물고기와 새를 포함해 수로에 사는 거의 모든 것을 먹었고 천적이 없으며 수명은 50년이고 한 번에 최대 15개 알을, 1년에 몇 번 정도 낳기도 하므로 널리 번식할 수 있다면서, 거북을 키우는 것은 많은 책임감이 필요하고 키우기에 어려움을 겪는 이들은 야생 방사보다는 주변에 도움을 요청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