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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클랜드 코리안 가든 내 소녀상 설치와 관련해 한인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간담회가 지난 19일 금요일 오후 4시, 70여 명의 한인 동포들이 참석한 가운데 오클랜드 한인회관에서 열렸다.
오클랜드 한인회 주최로 진행된 이번 간담회는 홍승필 오클랜드 한인회장이 사회를 맡았다. 홍 회장은 "이번 자리는 오클랜드 한인들의 다양한 생각을 듣기 위한 자리"라며 "찬성과 반대를 넘어 열린 마음으로 의견을 경청할 것이며, 한인회는 중립적인 입장에서 간담회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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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담회에 참석한 한인 동포들은 소녀상 설치의 방향성에 대해 열띤 토론을 벌였다. 소녀상 설치 자체에 대한 긍정적인 의견도 있었지만, 대부분 오클랜드 코리안 가든 내 설치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의견을 내놨다. 코리안 가든은 오클랜드 시청으로부터 30년마다 임대 계약을 갱신해야 하는 곳으로, 소녀상 설치로 인해 일본과의 외교적 마찰이 발생할 경우 재계약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었다. 따라서 많은 동포들은 다른 적절한 장소를 찾아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한 소녀상 보다는 이순신 장군 동상이나 세종대왕 동사 등 다른 동상으로 대체하자는 의견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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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클랜드 코리안 가든 내 소녀상 설치 간담회에 뉴질랜드 평화의 소녀상 추진위원회와 코리안 가든 관계자가 참석하지 않아 주최 측의 다양한 의견을 직접 들을 수 없었다. 하지만 전화 인터뷰를 통해 위원회의 불참 이유와 앞으로의 계획을 들을 수 있었다. 뉴질랜드 평화의 소녀상 추진 위원회 공동위원장(전혜정 & 정레베카)을 맏고 있는 정 레베카는 “오클랜드 코리안 가든 내 소녀상 설치를 두고 열린 한인회 공청회에 소녀상 위원회가 불참한 이유는 공청회가 설치 타당성을 논하는 찬반 토론회의 성격이 강해, 위원회의 교육과 인권 증진이라는 본래의 사명과 방향이 다르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소녀상 위원회는 자원봉사자들로 운영되는 만큼, 제한된 자원을 핵심 업무에 집중하는 것이 더 책임 있는 방식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위원회는 설치 준비, 교육 자료 개발, 커뮤니티 행사 기획 등 본래의 목적과 연결된 활동에 집중하고 있어 모든 외부 행사에 참여하기에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고 전했다.
또한, 공청회에 참여할 경우 교육적 사명과 활동의 초점이 흐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덧붙였다. 위원회는 단순히 논쟁에 참여하기보다, 생존자들의 존엄을 중심에 둔 교육적 대화를 통해 공동체의 이해를 넓히는 데 집중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정 위원장은 또한 “평화의 소녀상은 단순한 조형물이 아니라, 전시 성폭력 피해자들의 용기와 진실을 기리는 기념물이자 역사적 기억과 인권의 상징이다. 이는 뉴질랜드의 여성 인권 리더십과도 깊은 뜻을 함께한다”고 밝혔다.
한편 뉴질랜드 평화의 소녀상 추진위원회는 지난 2017년부터 뉴질랜드에서 평화의 소녀상 건립을 포함한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의 정의로운 해결을 위한 활동에 참여해온 시민 주도의 자원봉사 단체다. 오클랜드, 해밀턴, 타우랑가, 크라이스트처치, 퀸스타운 등 각 지역 대표들이 함께 활동하고 있다.
김수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