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병원에서 일하는 직원들이 매년 수천 건의 폭행을 당하고 있으며, 최근 2년 사이 사건이 30%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고 RNZ에서 보도했다.
2025년 6월까지 1년 동안만 7,777건의 폭행이 보고되었다. 하지만 일부 직원들은 사건을 신고하지 않기 때문에 실제 수치는 더 많을 수 있다.
보건부(Health NZ)는 신고 절차와 병원 보안을 강화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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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행이 일상처럼 느껴진다”
와이카토 병원 간호사이자 NZ 간호사협회(NZ Nurses Organization)( 대표인 트레이시 치솜은 응급실 간호사들은 거의 매주 욕설과 폭언을 듣는다며, 많은 사건이 신고조차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녀는 환자들이 장시간 대기 때문에 화를 내고 폭력을 행사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밤새 12시간을 기다리며 잠도 못 자고 밥도 못 먹고 겨우 간호사 한 명만 만났다면, 누구라도 화가 날 수 있다. 그 화가 간호사들에게 쏟아진다.”
지난 2024년 6월까지 12개월 동안 병원 직원에 대한 폭행이 6,635건 신고되었고, 보건부가 처음 설립된 2023년 6월까지 12개월 동안에는 6,001건이 신고되었다.
보건부는 이 수치에 병원 외부, 즉 직원들이 출근하거나 퇴근할 때 발생하는 폭행도 포함될 수 있다고 밝혔다. 예를 들어, 올해 초 파머스턴 노스 병원 직원이 근무 후 차에 타려고 총을 겨누며 위협한 사건이 있었다.
와이카토 병원에서는 6월까지 1년 동안 340건 이상의 폭행이 신고되었는데, 이는 2년 전 약 260건에서 증가한 수치이다.
병원 보안 강화
보건부는 지난 2년간 응급실 보안 강화를 위해 3,100만 달러를 투입했다고 밝혔다.
대형 병원에는 보안 요원 44명을 추가 배치했다. 전국적으로 800명의 보안 요원과 1,600명 이상의 응급실 직원에게 폭력 대응 훈련(20,000시간)을 제공했다. 고위험 상황을 대비한 경보 장치와 시설 설계 개선 검토도 있었다.
보건부는 “술에 취한 환자나 통제가 어려운 환자를 다뤄야 할 때도 있지만, 최우선은 갈등을 줄이고 필요할 경우 경찰에 도움을 요청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력 부족과 대기 시간이 원인
전문가들은 폭행 증가의 근본 원인으로 긴 대기 시간과 의료 인력 부족을 꼽았다. 안전한 대기 공간이 부족하고, 환자 흐름이 원활하지 않다 보니 불만이 쌓인다는 것이다.
실제로 병원 직원들이 폭행으로 인해 휴직한 사례도 2년 전 310명에서 올해 393명으로 늘었다.
더 큰 사고 발생하지 않도록 막아야...
환자단체(Patient Voice Aotearoa)의 말콤은 “병원에서 직원이 중상이나 사망에 이르는 사건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란다”며 우려를 표했다.
보건부는 직원들에게 폭행 사건을 반드시 신고하도록 독려하고 있으며, 3,800명 이상의 직원이 안전 전담 역할을 맡아 병원 내 안전 강화를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보건부는 폭행을 당한 직원 중 병원 치료를 받아야 했던 사람이 몇 명인지, 경찰이 개입된 사건이 몇 건인지는 밝히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