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 겨울 뉴질랜드 내 다수 병원의 응급실이 기록적인 환자 수를 맞아 병상 수의 두 배에 달하는 환자를 처리하는 등 심각한 과밀 상황을 빚고 있다. 특히 미들모어와 웰링턴 병원이 큰 타격을 받았다.
최근 2주간 겨울 절정기에 집계된 통계에 따르면, 웰링턴 병원 응급실은 지난달 어느 하루에만 수용 능력의 223%를 기록했으며, 대부분 도시 응급실은 정기적으로 병상 초과 운영 중이었다.
응급실 간호사 리안드라(Liandra)는 이 같은 통계에 전혀 놀라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녀는 “현재 업무량이 엄청나다”고 전하며, “병상 부족 응급실에 도착한 환자들은 항상 치료를 받지만 대기 시간이 길어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리안드라는 “예전에는 복도에 침대가 몇 개 정도 있었지만, 지금은 복도 안팎은 물론 대기실까지 침대로 만들어 버렸고, 대기실은 꽉 찼다”며 “업무량과 스트레스, 그리고 환자 수가 모두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해당 병상 수용 통계는 겨울 절정기 2주간을 대상으로 집계됐다.
웰링턴 병원은 44개의 자원 병상으로 일부 일자는 200%에 가까운 수용률을 보였고 대부분 150%를 넘겼다. 와이카토 병원은 64개 병상 중 대부분이 150% 이상을 기록했고, 더니든 병원은 8월 한 날 31개 병상 대비 187% 수용률을 나타냈다.
응급실 수용률이 100% 이하로 떨어지는 경우는 매우 드물었으며, 오직 오클랜드 병원은 병상뿐 아니라 의자와 진료실 공간까지 자원 치료 공간으로 계산해 다른 병원과 차이를 보였다.
헬스 뉴질랜드(Health NZ)의 응급실 단기 체류 담당 책임자 크리스 로우리(Chris Lowry)는 이번 겨울을 “역대 가장 바쁜 겨울 중 하나”라고 평가했다.
로우리는 “계절성 질병의 심각성과 직원들의 결근으로 인해 많은 병원 응급실에 기록적인 방문자 수가 발생했다”고 전했다.
통계는 입원 병상 대기 환자가 응급실을 언제 떠날 수 없는 ‘베드 블록’ 현상의 심각성을 보여준다.
카운티스 마누카우 병원에서는 조사 기간 중 4일간 60명 이상의 환자가 대기해, 응급실 병상 절반 이상이 차 있는 상황이었다. 웰링턴 병원은 일부 일자에 약 15명이 대기해 병상 3분의 1가량이 차 있었다.
NZNO 대표인 리안드라는 베드 블록 상황에서 응급실에 새 환자가 도착하면 치료를 받거나 대기실에서 몇 시간씩 기다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녀는 “어떤 환자도 감염병인 위장염 환자 옆 대기실 의자에 앉아 있어서는 안 된다. 그런 상황은 감염병 확산만 초래한다”고 경고했다.
비록 통계가 심각하지만, 국민들은 병원 방문을 계속해야 한다고 리안드라는 말했다.
“간호사들이 매우 지쳐있어도 환자들은 여전히 치료받고 미소로 맞을 것이다. 단지 치료 시간이 오래 걸릴 뿐이다.”
로우리는 헬스 NZ가 상황 개선을 위해 일반의와 응급 진료소와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웰링턴과 팜머스턴 노스 병원에는 새 응급실 건립 계획도 있다고 전했다.
RNZ가 헬스 NZ에 요청한 지난 7월 28일부터 8월 10일까지 2주간의 자료를 보면, 오클랜드, 노스쇼어, 와이타케레, 카운티스 마누카우, 와이카토, 웰링턴, 크라이스트처치, 더니든 등 8개 도시의 응급실별로 매일 오전 8시 입원 대기자 수와 매일 오후 9시 병상 수용률 현황이 집계됐다.
헬스 NZ의 자료 회신은 한 달 이상 지연됐으나, 의료진에 따르면 여전히 현장 상황은 매우 바쁘다.
정부 발표에 따르면 최근 많은 응급실이 6시간 이상 대기 환자 비율을 줄이는 개선 조치를 진행 중이며, 대부분 목표인 95% 이하 대기율을 지키고 있다.
다만 웰링턴(캐피털 앤 코스트) 병원은 53%의 환자만 6시간 내에 치료 또는 퇴원해 전국에서 가장 낮은 성과를 보였으나, 지난 분기 49%보다 약간 개선된 수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