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역의 도서관 건물 명칭을 놓고 지방선거 출마 후보자 간에 논란이 일었다.
남섬 캔터베리의 롤레스턴 시내에 있는 도서관 건물의 벽면에는 ‘테 아라 아테아(Te Ara Atea)’라는 간판이 걸려 있다.
그런데 최근 지방선거를 앞두고 주민들이 유권자를 만나는 ‘후보자 만남의 밤(candidates night)’에 모인 약 220명의 청중 중 한 명이, “시의회에서 테 아라 아테아에 ‘도서관library'이라는 단어를 넣어야 한다고 생각합니까?”라는 질문을 던졌다.
질문이 나오는 순간 청중석에서는 박수까지 쏟아졌는데, 행사에 참석한 10명의 후보자는 모두 ‘예’라고 답했다.
하지만 셀윈(Selwyn)시의 현역 시의원인 소피 맥키네스(Sophie McInnes)는, 도서관이라는 단어는 유리문에 적혀 있으며 테 아라 아테아는 건물 이름일 뿐 실제로 도서관을 뜻하는 것은 아니고 건물 안에는 도서관 외에도 여러 가지가 있다면서 다르게 답변했다.
뉴질랜드에서는 정부나 공공기관의 부서 이름이나, 또는 건물에 마오리 이름을 사용하는 문제를 놓고 여야 정당 간에는 물론 많은 국민도 찬성과 반대로 나뉘어 갈등이 지속되고 있다.
이번 행사를 조직한 롤레스턴 주민협회는 지난 2023년에 처음으로 이 문제를 제기하며, 시의회에 건물 명칭에 도서관을 포함해 달라고 요구했다.
당시에도 이 문제는 지역에서 큰 논란거리가 됐고 지역 언론에 수백 명의 독자가 이메일로 의견을 보냈는데, 대부분은 도서관이 포함되기를 원했으며 결국 시의회는 정문에 도서관을 추가했다.
이날 청중의 질문에 답변을 자세히 했던 2명의 후보자 중 한 명으로 시각장애인이기도 한 에롤 마피(Errol Maffey) 후보자는, 많은 사람이 마오리어를 할 줄 모르고 자기가 마오리어를 실제로 볼 수 있다고 해도 무슨 뜻인지 전혀 알 수 없을 거라고 말했다.
다른 한 명의 후보자인 브랜던 셰퍼드(Brendan Shefford)도, ‘테 아라 아테아’가 무슨 뜻이든 자신은 영어 이름을 보고 싶다고 주장했다.
‘테 아라 아테아’는 ‘세계와 그 너머로 향하는 막힘이 없는 길’을 의미하며 관례에 따라 지역 마오리 단체인 ‘테 타우무투 루낭가(Te Taumutu Rūnanga)’가 건물이 완공될 때 지역사회에 선물한 것이다.
지난 2021년 12월에 개관한 이 건물에는 실제로 도서관을 비롯해 워크숍, 미술 및 박물관, 공연장, 카페가 마련되어 있어 빠르게 성장하는 셀윈 지역사회의 중심지 역할을 하고 있다.
한편, 롤레스턴 지역구는 이번 선거에서 경쟁이 가장 치열한 지역으로, 셀윈 시의회의 10개 의석 중 3개를 놓고 12명의 후보자가 경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