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인을 태우고 가자지구에 인도적 지원을 전달하려던 배가 팔레스타인 자치구 해안에서 이스라엘군에 나포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선박은 가자(Gaza) 지구로 가는 인도적 지원 선박단인 '글로벌 수무드 선단(Global Sumud Flotilla)'의 일부로, 총 500명이 탑승한 수십 척의 배 가운데 하나였다. 여기에는 뉴질랜드인 3명과 스웨덴의 기후 운동가 그레타 툰베리도 포함돼 있었다.
이 단체의 웹사이트에 따르면 뉴질랜드의 18세 청년 사무엘 리슨(오타키 출신)이 탑승한 선박 시리우스(Sirius)를 포함해 세 척이 나표되었다.
리슨은 소셜미디어에 “이스라엘군에 의해 불법적으로 차단될 것 같다”는 영상을 올렸고, “만약 우리가 밤을 무사히 넘기면 팔레스타인 해안을 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우리 배가 여러 척이기 때문에 모두를 막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또 자신이 마지막으로 글을 올리는 것이라며 “이제 이스라엘에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리슨은 함께 참여한 팔레스타인-뉴질랜드인 유세프 사무르와 라나 하미다에 대해 “자신보다 훨씬 큰 위험에 처할 수 있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이스라엘 외무부는 이번 선박단을 '하마스-수무드 플로틸라'라고 부르며, 목적은 지원이 아니라 '도발'이라고 주장했다. 이스라엘은 이들이 전투 지역에 접근하고 합법적 봉쇄를 위반했다고 설명하며, 안전한 경로를 통한 지원 전달을 여러 차례 제안했으나 플로틸라 측이 거부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은 승선자들이 안전하며 현재 이스라엘 항구로 이송 중이라고 덧붙였다.
뉴질랜드 외교통상부(MFAT)는 터키 앙카라 주재 대사관이 이스라엘 외무부와 연락하며 필요한 영사 지원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뉴질랜드는 가자 지구에 대해 오래 전부터 ‘여행 금지’ 권고를 유지해 왔으며, 이스라엘 해군의 규제를 위반하는 바닷길 진입은 위험하다”고 재차 강조했다.
외교통상부는 이스라엘에 뉴질랜드 국민이 국제법에 따라 대우받기를 기대한다고 여러 차례 전달했다고 밝혔다.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개별 사례에 대한 언급은 거부했다.
리슨 아버지, 수요일 밤 아들과 통화
리슨의 아버지 아디 리슨은 RNZ와의 인터뷰에서 “아들이 차분하고 침착하게 상황을 전해주었다”며, 잠수함과 봉쇄선박들이 플로틸라를 감시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결국 이스라엘군 군함으로 옮겨져 구금된 뒤 곧 추방될 것”이라며, 아들이 일부러 수감 생활을 선택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아버지는 “그가 양심에 따라 타인을 위해 위험에 몸을 던진 것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뉴질랜드 정부의 입장
크리스토퍼 럭슨 총리는 “뉴질랜드는 가자 지구에 대한 ‘여행 금지’ 권고를 명확히 하고 있으며, 이는 오랜 기간 이어져 온 조치”라고 밝혔다. 그는 “이스라엘에 대해 국제법에 따른 대우를 요구했으며, 필요 시 영사 지원을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이스라엘은 2023년 하마스의 공격(이스라엘인 약 1200명 사망)에 대한 보복으로 군사 작전을 전개한 이후 수만 명의 팔레스타인인이 목숨을 잃었다.
글로벌 수무드 선단(the Global Sumud Flotilla)는 국제 시민 사회 기반의 선박 연합으로, 2025년 기준, 50척 이상의 선박과 40개국 이상 대사단(delegations)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식량, 의료품 등 인도주의 물품을 운송하여 가자의 민간인에 전달하고, 세계 여론에 가자의 인도적 위기와 봉쇄의 부당성을 알리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 플로틸라는 이스라엘이 육상과 바다로 가자 지구에 가한 봉쇄 조치를 깨기 위해 기획되었다.
조직자들은 이 플로틸라(선단)를 무장하지 않은 비폭력 방식의 시민 행동으로 규정하며, 국제법과 인도주의 원칙 선상에서 봉쇄를 비판하려고 한다. 전 세계 여러 나라의 활동가, 의사, 예술가, 종교인 등이 참여하고 있으며, 정부나 기관에 가자의 인도적 위기를 해결하라는 요구를 제기하는 플랫폼 역할도 하고 있다.